김창룡 경찰청장 “한글날에도 개천절때 규모 차벽 설치”

입력 2020-10-08 16:04

한글날인 9일에도 광화문 광장 등에 경찰 차벽이 설치된다. 경찰은 일부 보수단체에서 금지 통고된 집회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여전한 만큼 다른 대안이 없다는 판단이다. 여야는 차벽 설치 필요성을 두고 입장차를 보였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감염병 위험 확산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위대와 경찰, 시위대와 일반 시민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차벽, 폴리스라인 등의 차단조치를 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 차벽 설치 규모에 대해서는 “개천절 집회 때와 비교해 크게 차이 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개천절 집회 당시 경찰은 광화문 광장 일대에 경찰버스 300여대로 차벽을 설치해 시위대의 접근을 원천 봉쇄했다. 이를 두고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과도한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검문소도 설치되고 불심검문이 이뤄지면서 시민들이 이동에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에 차벽 규모를 줄여서 운영하는 방안이 경찰 내부적으로 검토되기도 했지만 보수단체들이 2000명 규모의 집회 강행 움직임을 보이자 강경대응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경찰의 이런 판단에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15집회에서 봤듯이 코로나19 사태가 위중하다”며 “집회를 통해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 경제적 사회적 비용 지출이 엄청난 만큼 소명감을 가지고 단호히 대처해 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백주대낮에 시민이 광장에 들어오는데 불심검문이 웬 말입니까. 놀이터 가는데 3~5번 검문 당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김 청장은 “주변 상인들과 시민들의 통행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