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연탄 후원 봉사 뚝

입력 2020-10-08 15:31 수정 2020-10-09 09:59
춘천연탄은행은 8일 오후 강원도 춘천 번개시장 골목에서 에너지 저소득층 2개 가정에 각 200장씩 모두 400장의 연탄을 배달했다. 춘천연탄은행 제공

“코로나19 때문에 모두가 힘들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많은 분이 도움을 주리라 믿습니다.”

8일 오후 강원도 춘천 번개시장 한 골목에서 춘천연탄은행 재개식이 진행됐다. 춘천연탄은행 대표 정해창 목사를 비롯한 연탄은행 이사 등은 이날 2개 가정에 각각 200장씩 사랑의 연탄을 배달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재개식에는 많은 기관 단체들이 찾아와 8만~10만장의 연탄 후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연탄 1만장 약정을 받은 것이 전부다.

춘천과 홍천, 화천, 양구, 인제 등 영서 북부권에 연탄 공급을 책임지는 유일한 연탄공장인 춘천 육림연탄이 지난 7월 문을 닫은 것도 큰 부담이다. 충북 제천이나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 운송비를 더 부담하고 연탄을 가져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연탄은행은 장당 30~50원의 추가 부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춘천연탄은행 대표 정해창 목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이후 연탄 후원은 물론 자원봉사자의 발길이 아예 끊겨버렸다”며 “재개식을 시작으로 시민들의 많은 후원과 자원봉사 참여가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연탄 후원과 자원봉사가 뚝 끊겼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전국의 연탄 후원은 64만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0만장이었던 것과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각 지역 연탄은행 자원봉사자 수도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 지난해는 7800여명이 봉사에 참여했는데 올해는 3500여명이 참가하는데 그쳤다.

연탄은행 허기복 대표는 “연탄 배달 자원봉사를 할 때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소독제를 비치하는 등 철저한 방역을 해 현재까지 연탄 자원봉사자나 배달 가정에 코로나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어려운 상황일수록 에너지 빈곤층이 느끼는 고통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우리 이웃을 위해 연탄 후원과 봉사에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국에선 10만347가구가 연탄을 사용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2만9848가구로 가장 많고, 강원도는 2만2161가구 순이다. 이어 충북 7598가구, 경기 7452가구, 충남 7384가구, 전남이 7277가구가 연탄을 사용하고 있다. 연탄 사용하는 전체 가구 중 85%인 8만5872가구가 차상위 계층 등 저소득층이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