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살배기 머리에 쓰레기봉투… 태국 유치원 CCTV 영상

입력 2020-10-08 14:21 수정 2020-10-08 14:33
보육교사 한 명이 바닥의 아동에게 검은 쓰레기봉투로 위협하는 모습. 이하 카오솟 캡처

태국의 한 사립유치원 교사들의 아동학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학부모 요청으로 공개된 CCTV에는 일부 교사가 원아들을 손으로 때리거나 머리에 쓰레기봉투를 씌우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AP통신 등 외신은 8일 태국 방콕 인근 논타부리주에 있는 대형 사립학교 사라삿 위따엣 랏차프룩 내 유치원 교실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이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은 지난달 말 한 원아가 이상 행동을 하며 등원을 거부하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부모가 유치원을 찾아 상담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교실 내 CCTV 영상에는 한 교사가 원아들을 신체적으로 학대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교사는 한 여아의 머리를 밀쳐 땅바닥에 넘어뜨린 뒤 다시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또 다른 아이의 머리를 책상에 찧는 모습도 찍혔다.


또 다른 교사는 두살배기 아이를 바닥에 내팽개친 뒤 머리에 검은 쓰레기봉투를 씌웠다. 그리고는 “다들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똑같은 벌을 받게 된다”며 다른 원아들을 위협하기까지 했다. 한 학부모는 교사들이 자녀를 성적으로 학대했다고 주장하며 “아이들 앞에서 딸아이의 바지를 벗긴 것도 참을 수 없지만 현장에는 남성 교사도 있었기 때문에 더욱 용납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학부모들 측 변호인에 따르면 한 교사는 8일간 20차례 이상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교사 13명을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학대 사례만 수십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아동 학부모 30여명도 해당 교사들을 신체 학대와 불법 감금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동시에 학교 측과 교사들을 상대로 피해 아동 한 명당 500만 바트(약 1억85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