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범죄에 대해 법원의 보호처분 등을 청구하는 가정보호사건이 지난해 2만건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가정폭력 범죄 10건 중 7건은 배우자 간에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대법원이 발간한 ‘2020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가정보호사건은 2만3698건이다. 이는 2018년 1만9739건보다 3959건 늘어난 수치로 2010년 3257건에 비해선 8배 가까이 증가했다.
구성원별로 따져보면 배우자 관계에서 일어난 폭력 사건이 70.8%로 가장 많았고 직계 존·비속관계 14.7%, 동거인(사실혼관계) 10.6% 등이 뒤를 이었다. 가해자 연령은 40·50대가 5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가정폭력 형태를 보면 상해·폭행이 1만8318건(77.3%)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협박이 2601건(11%), 재물손괴 2596건(11%) 순이었다. 가정 폭력의 원인으로는 현실 불만이 23.5%로 가장 높았고, 단순 분노·우발 21.9%로 적지 않았다. 술김에 폭력을 저지른 사례도 5.9%나 됐다.
법원은 접수된 지난해 가정보호사건 중 2만3139건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만3360건(57.7%)이 접근제한 등의 보호처분을 받았다. 9578건(41.4%)은 처분이 내려지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1심 가사소송 사건은 모두 4만757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는 재판상 이혼 사건이 3만522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친생자관계존부확인 또는 친생부인청구가 4898건(10.3%), 손해배상소송이 3043건(6.4%), 혼인 무효·취소소송이 1014건(2.1%) 순이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