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이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건립을 조속히 추진해 달라며 한국야구위원회에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은 기장군에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8일 기장군에 따르면 오규석 기장군수는 7일 서울 한국야구회관 내 한국야구위원회(KBO) 정운찬 총재를 만나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실시협약’을 조속히 이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면담에 앞서 오 군수는 회관 건물 앞에서 건립 촉구를 위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건립 사업은 부산시와 기장군이 서울, 인천 등 수도권 도시들과의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인 결과 기장군에 건립하기로 확정됐다.
이후 2014년 3월 부산시와 기장군, KBO는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건립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부산시는 108억원의 건립비를 투자하고 기장군은 1850㎡의 부지와 정규야구장·부대시설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운영은 KBO에서 맡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기장군은 현대차 85억원을 포함한 280억원을 투입해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이 들어설 기장현대차 드림볼파크에 정규야구장 4면과 리틀야구장·소프트볼장 각1면, 관제센터와 조명탑 기타 부대시설을 조성했다. 또 실내야구 연습장과 야구 체험관도 부지 내 신축 예정이다.
하지만 2015년 중앙투자심사에서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라는 조건에 따라 연간 약 20억원(KBO 추정)의 운영비가 부담이 됐다. 또 최초 사업을 추진한 KBO 총재와 사무총장 등이 교체되면서 부산시와 KBO 간 이견이 발생했고 실시설계 용역 중지 등 사업이 표류하기 시작했다.
기장군은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실시협약 조건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규·리틀야구장뿐만 아니라 국내 유일의 소프트볼장도 조성해 성황리에 운영 중이며, 이미 투입한 280억원 외에 앞으로 120억원을 추가 투자해 실내야구 연습장과 야구체험관, 부설주차장, 광장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여기에 당초 협약대로 명예의 전당이 건립되면 매년 30~50만 명의 관광객과 야구인들이 찾는 미국 뉴욕의 쿠퍼스 타운처럼 야구의 성지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 군수는 “기장현대차 드림볼파크는 2016년 세계여자야구월드컵과 2019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손색이 없는 야구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명예의 전당 주변 여건 조성을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만큼 하루빨리 명예의 전당이 건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