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 사는 11살 소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할머니를 볼 수 없게 되자 영국까지 2735㎞를 걸어서 이동했다.
지난 6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인 아버지와 이탈리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로미오 콕스는 지난해 이탈리아 남서부에 있는 지중해 섬 시칠리아로 이사했다. 콕스는 이사 후에도 할머니댁에 자주 방문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비행기가 끊기면서 6개월 넘게 할머니와 만날 수 없게 됐다.
콕스는 비행기를 탈 수 없다면 걸어서라도 할머니를 보러 가겠다고 다짐했다. 처음에는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지만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허락을 받아냈다.
지난 6월 아버지와 길을 나선 콕스는 몇 날 며칠을 계속 걸었다. 그는 “발이 부르트고 피투성이가 됐다. 하지만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며 “별을 보며 잠들고 바다를 만나면 헤엄쳤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석 달 넘게 스위스, 프랑스를 거쳐 계속 이동했다.
콕스와 아버지는 집을 나선 지 93일 만인 지난달 21일 영국 런던 트래펄가광장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2주간의 격리를 마치고 지난 4일 마침내 할머니댁이 있는 옥스퍼드셔 위트니에 도착했다.
콕스는 현관문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할머니를 발견하고 전력으로 질주했다. 할머니는 달려오는 손자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너무 보고 싶었다. 네가 너무 대견하다. 정말 놀라운 일을 해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나를 보러 이탈리아에서부터 걸어서 오겠다는 손자 말을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그런데 정말 해냈다”며 “어린이들이 우리를 일으켜 세우고 감동을 준다. 전 세계 모든 할머니를 대표해 로미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