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똑같은 치료 받으려면 ‘억’ 소리 난다

입력 2020-10-08 10:24 수정 2020-10-08 10:5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던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병원을 퇴원해 백악관으로 돌아온 뒤 블루룸의 트루먼 발코니에 나와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어 양복 상의 주머니에 넣고 있다. AP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사흘간 입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치료비가 10만 달러(약 1억1600만원)로 추산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사흘간 군병원에 입원했고 이동할 때 헬기를 이용했다. 코로나19 검사와 산소 보충치료, 스테로이드제 복용, 실험 단계인 항체치료 등을 여러 차례 받았다”며 “평범한 미국인이 미국 의료체계 아래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치료 혜택을 누리려면 10만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의료보험 청구 데이터베이스 ‘페어헬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60세 이상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치료비 중간값은 6만1912달러(약 7173만원)다. 입원비, 응급실 진료비, 각종 약값 등이 포함된 비용이다. 보험에 가입했다면 3만1575달러(약 3658만원)까지 낮출 수 있으나 그게 아니라면 전액 지불해야 한다. 장기간 입원하는 상위 25% 환자에 속한다면 내야 할 돈은 무려 19만3149달러(약 2억2000만원)까지 치솟는다.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처우를 받는다면 여기에 응급헬기 탑승 비용을 추가해야 한다. 미국에서 ‘에어 앰뷸런스’ 비용의 중간값은 3만8770달러(약 4492만원)다. 보험 가입자의 경우 2만1698달러(약 2514만원)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처럼 왕복 탑승하려면 적어도 4만 달러(약 4634만원) 이상을 내야 한다는 말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복용한 치료제 가격만 따로 계산해도 그 비용은 만만치 않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는 민간의료보험 가입자라 해도 3120달러(약 361만원)를 내야 한다. 리제네론이 개발한 항체치료제는 아직 임상시험 단계여서 가격 책정 전이지만 유사한 단일클론 항체치료제 가격이 수천 달러에 이르기 때문에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 미국인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만 해도 큰돈이 든다. 미국 보험사는 의사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처방하는 경우에만 그 비용을 보전한다. 직장 내 필요, 환자 접촉에 따른 감염 우려 등 다른 이유로 검사를 받으면 전액 본인이 내야 한다는 뜻이다. 통상 미국에서 코로나19 검사비는 100달러(약 11만6000원)이다. 그러나 텍사스주 한 드라이브스루 검사장에서 비보험자에게 6408달러(약 742만원)까지 청구한 사례가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