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화웨이 때리기’ 반사이익

입력 2020-10-08 09:23 수정 2020-10-08 10:04

삼성전자가 3분기에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거뒀다. 갤럭시 노트20 등 스마트폰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우려했던 반도체는 미국의 중국 제재 국면과 맞물려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66조원, 영업이익 1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은 것은 2년 만이다. 당시는 ‘반도체 슈퍼 호황기’로 불리던 때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분기 실적은 더욱 의미가 있다.


매출 66조원은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노트20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호조


양호한 3분기 실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됐던 소비가 신제품 출시와 함께 풀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약 8000만대로 추산된다. 2분기보다 40%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3분기에 출시한 갤럭시 노트20, 갤럭시 Z 폴드2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많아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이 대폭 축소되면서 비용 절감이 이뤄진 점도 이익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 3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 중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 긴급 주문 반도체 실적 기여


반도체는 실적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선전했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올해 들어 가격이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여왔기 때문에 3분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미국의 중국 제재와 맞물려 있다.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본격화하며 반도체 공급을 차단하자 화웨이가 제재 발효 이전에 반도체 물량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8월 중순 이후 삼성전자에 메모리반도체를 긴급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은 3분기 5조원 중반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TV, 냉장고 등 가전 부문도 신제품 출시 효과 등이 나타나면서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실적 하락 우려


하지만 4분기에는 다시 영업이익이 10조원 아래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반도체 주요 수요처 중 하나인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또 D램과 낸드플래시의 ‘계약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4분기에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4분기에 8%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