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님 죄송요…성인 60% “한글 표기 어려워”

입력 2020-10-08 09:17 수정 2020-10-08 10:09

574번째 한글날을 앞둔 가운데 한국인 성인 10명 중 6명은 한글 표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대왕은 누구든 쉽게 쓰라 만든 한글이지만, 성인들조차 어렵게 느끼는 부분은 띄어쓰기와 맞춤법이었다. 문법과 무관하게 쓰는 메신저 대화 등이 일상이 되면서 한글 표기는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대표 김용환)이 성인남녀 2244명을 대상으로 ‘맞춤법 등 한글 표기에 어려움을 느끼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59.8%가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어려움을 느끼는 한글 표기법은 ‘띄어쓰기’(64.6%, 복수응답)가 1위였으며, 근소한 차이로 ‘맞춤법’(62.6%)이 뒤를 이었다.

‘구어체와 문어체 구분’(19.5%), ‘경어(높임말) 표현’(18.9%), ‘피동 및 사동 표현’(13.5%), ‘무의식적인 신조어 사용’(10%) 등도 어려운 요소로 꼽혔다.

한글 표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로는 ‘문법을 안 지키는 메신저 대화 등에 익숙해져서’가 46.4%(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편히 쓰는 메신저 대화가 일상적이다 보니 정확한 한글 표기는 더 불편해진 셈이다.

다음으로 ‘글을 자주 쓰지 않아서’(41.4%), ‘독서가 부족해서’(30.9%), ‘SNS, 커뮤니티 등으로 신조어에 많이 노출돼서’(25%), ‘배운 지 오래되어 잊어버려서’(23.4%)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반면 한글 표기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은 그 이유로 ‘평소 맞춤법에 관심이 많아서’(60%, 복수응답), ‘글을 자주 써서’(30.8%), ‘독서량이 많아서’(21.9%), ‘한국어 능력 시험 등을 준비해서’(3.7%) 등을 들었다.

구직 활동이나 업무 중 한글 표기 실수를 경험한 이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전체 응답자 가운데 구직자(1196명)들의 경우 36.8%가 자기소개서에서 한글 표기를 틀린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직장인 응답자(1048명) 가운데 68.2%가 업무상 한글 표기 실수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상 ‘메신저 대화’(42.2%, 복수응답)에서 실수를 꼽은 이가 가장 많았고 이어 ‘이메일’(37.8%), ‘휴대전화 문자’(33.7%), ‘기획안, 보고서’(28.7%), ‘프레젠테이션 문서’(10.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많은 이들이 어려워하면서도 업무상 한글 표기 실수를 접하면 많은 이들이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람인의 다른 조사에서 기업 225개사 가운데 87.1%가 자기소개서 맞춤법 실수를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변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직장인 응답자의 절반(47.5%)가량이 주변 직원이 한글 표기 실수를 하면 ‘부정적인 인식이 생긴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기본이 안 되어 있는 것 같아서’(54.8%,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것 같아서’(41.4%), ‘국어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서’(28.9%), ‘꼼꼼하지 못한 것 같아서’(28.9%),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실수라서’(19.3%) 등이 있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