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 공개로 조성길 위험해져’ 美 전문가들 우려

입력 2020-10-08 08:49 수정 2020-10-08 09:54
조성길 전(前)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 연합뉴스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 대리가 지난해 망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정보가 공개돼 조 전 대사 대리와 가족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7일 RFA에 조 전 대사 대리 부부의 한국 정착 관련 정보를 공개한 한국 국회의원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발언이 조 전 대사 대리 부부와 북한에 있는 딸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외무부에 따르면 조 전 대사 대리 부부의 미성년 딸은 지난해 2월 북한으로 송환됐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해철 국회 정보위원장과 하태경 국민의힘 정보위 간사는 조 대사 대리의 한국 입국을 확인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이미 이 사실을 1년 이상 알고 있었다”며 당 선전선동부가 이 사건을 한국의 잘못으로 비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 역시 RFA에 조 전 대사 대리에 관한 정보가 공개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이들 부부와 딸, 조부모 및 다른 가족들이 더 큰 위험에 빠졌다고 강조했다.

AP통신 평양지국장을 지낸 진 리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센터장도 RFA에 “탈북은 언제나 부수적인 피해를 초래한다”며 탈북한 가족과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 모두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같은 망명 소식은 북한 고위층마저 이동의 자유가 없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도 지적했다.

다만 북한이 현재 내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이 사건은 북한 주민들에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고위층이 조국을 배신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킬 수 있어 이 사건을 크게 문제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