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사무총장 결선에 한국·나이지리아 후보 올라

입력 2020-10-08 06:17 수정 2020-10-08 09:38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달 27일 오전 2차 라운드 선거운동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유럽으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결선에 진출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 본부장이 최종 당선되면 역사상 첫 여성 WTO 사무총장이면서 첫 한국인 WTO 사무총장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보도에 따르면 WTO 사무국은 유 본부장과 함께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3차 라운드인 결선에 진출했다는 사실을 8일 오전 열리는 WTO 비공식 대사급 회의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WTO 사무총장 1차 선거에는 총 8명이 출사표를 던졌으며,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웰라 후보와 함께 아미나 모하메드 케냐 체육장관, 무함마드 마지아드 알투와이즈리 전 사우디 경제장관, 리암 폭스 전 영국 국제통상장관이 2차 라운드에 진출했다. 결선에 진출한 두 후보 모두 여성이어서 25년 WTO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 배출이 확정됐다.

특히 유 본부장이 당선되면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WTO 사무총장에 당선된 사례가 된다. 앞서 1995년 김철수 전 상공부 장관, 2013년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간 유 본부장은 7월부터 최근까지 스위스와 미국, 프랑스, 스웨덴 등을 방문, 각국 대사와 주요 인사들을 만나 활발한 유세 활동을 진행했다. 그는 통상 외길을 걸어온 전문가이자 현직 통상 장관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WTO 사무총장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각국 정상 및 외교장관과 통화할 때마다 유 본부장 지지를 당부하며 측면 지원을 해왔다.

다만 상대인 오콘조-이웰라 후보도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관측이 많다. 경제학자이자 개발 전문가인 그는 나이지리아 재무장관과 외교장관을 역임했으며 세계은행 근무 경력도 길어 국제사회에서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빌 게이츠 재단이 후원하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의 이사로 활동하며 빈곤국에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제공하는 데 WTO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WTO 사무국은 3라운드이자 마지막 라운드의 협의 절차를 이달 하순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진행해 최종 결론을 11월 7일 전에 낸다는 계획이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164개 회원국이 한 명의 후보에 대해 표를 던질 수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