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7일(뉴욕 현지시간)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만찬’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시작이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만이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진정으로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제안했던 ‘종전선언’을 미국에 다시 한번 요청한 것이다. 북한군의 우리 공무원 사살이 있었지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연설에서 “올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다. 나는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에서 전쟁이 완전히, 영구적으로 종식되어야 함을 국제사회에 호소했다”며 종전선언을 다시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지만, 지금은 대화를 멈춘 채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면서 “어렵게 이룬 진전과 성과를 되돌릴 수는 없으며, 목적지를 바꿀 수도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양국이 협력하고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게 되길 희망한다”며 “전쟁을 억제하는 것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평화를 만들고 제도화할 때 우리의 동맹은 더욱 위대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가 분단의 역사를 극복하고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평화는 의견을 조금씩 나누고 바꿔가며 장벽을 서서히 무너뜨리고, 조용히 새로운 구조를 세워가는, 일일, 주간, 월간 단위의 과정’이라고 했다”며 한·미 양국은 긴밀히 소통하고 조율하여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조를 이끌어낼 것이다. 또 당사자인 북한과도 마음을 열고 소통하고 이해하며, 신뢰 구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동맹도 높게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7년간 한·미동맹은 더 단단해지고 성숙해졌다”며 “혈맹으로 출발한 한·미동맹은 한반도 평화의 핵심축이 되는 평화·안보동맹으로 거듭났고, 대한민국의 자유와 인권, 역동적 민주주의를 성취하는데도 든든한 보호막이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제 한·미동맹은 명실상부한 경제동맹”이라며 “양국 간 교역과 투자를 확대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더욱 견고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설립자 고(故) 밴 플리트 장군은 한국의 발전을 자랑스러워하며, 한국을 ‘나의 또 다른 고향’이라고 했다”며 “한국의 성취는 미국과 함께 이룬 것이며, 양국은 위대한 동맹으로 더 많은 성취를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의 동맹은 코로나 위기에서도 빛났다”며 “한국이 초기 코로나 발생국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미국은 ‘투명성’, ‘개방성’, ‘민주성’에 기반한 한국의 방역 대응을 신뢰하며,한국발 여행객의 입국 허용을 유지해주었다”고 평가했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한·미 간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분야 교류 촉진을 위해 1957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이날 만찬은 코리아소사이어티가 한·미관계 발전을 위해 기여한 이들을 초청하는 연례행사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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