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첫날 달군 BTS 병역특례…박양우 “전향적 검토”

입력 2020-10-07 17:10 수정 2020-10-07 17:29
방탄소년단이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다이너마이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방탄소년단(BTS)의 병역특례 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이 긍정적 취지의 답변을 내놓으면서 최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불 지핀 BTS 병역특례 논의가 재점화할 전망이다.

박 장관은 이날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연기 특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전용기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순수예술과 체육 외에도 대중문화예술인도 특례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이 있다”며 “병역 상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다만 문체부뿐만 아니라 국방부와 병무청 등 관계기관들과 논의를 거쳐야 하며 국민 정서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세계적으로 K팝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병역특례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수차례 제기돼왔다. 특히 지난 달 BTS의 신곡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 1위를 차지하면서 정치권에선 BTS 병역특례 논의를 본격적으로 띄우기 시작했다. 노웅래 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5일 “BTS는 빌보드 1위로 1조7000억원의 경제 파급 효과를 냈고, 한류 전파와 국위 선양의 가치는 추정조차 할 수 없다”며 논의에 앞장섰다.

하지만 병역특례 문제는 20대 남성층에 민감한 문제인데다 구체적인 특혜 기준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 목소리도 적잖이 나왔다. 노 최고위원과 달리 20대인 박성민 최고위원은 “본인들이 적극적으로 병역을 성실하게 하겠다고 밝힌 상황 속에서는 구태여 정치권에서 부담을 지어주는 게 맞나”라며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찬반 논란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BTS의 병역 문제를 정치권에서 계속 논의하는 것은 국민이 보기에 편치 못하고 본인도 원하는 일이 아니니 이제는 말을 아끼길 바란다”고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날 문체위뿐 아니라 정무위원회에서도 이 문제가 계속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국감 때부터 이를 제기해왔던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병역특례 제도에서 유독 대중문화예술인만 제외돼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아직도 정부 측이 이렇다할 입장 정리를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관계부처회의에서 병역자원의 감축을 감안해 명확한 결론이 안 내려진 듯 하다”며 “관계부처와 협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예술·체육 요원 대체복무 제도를 유지하되, 대중문화 예술인은 포함하지 않는 내용의 ‘병역 대체복무 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