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국민 불안해하는 독감백신 나부터 맞겠다”

입력 2020-10-07 17:06 수정 2020-10-07 17:07
사진=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이 먼저 백신을 맞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는 상온에 노출됐던 백신 539만개 중 48만개를 폐기처분하고 나머지는 사용해도 좋다고 했는데 그 백신은 누가 맞아야 하나”라고 물으며 “일반 국민이 어떻게 괜찮다 하고 맞겠다. 나부터 맞고, 보건복지부 장관, 질병관리청장부터 맞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안전성과 유효성 측면에서는 괜찮은데 그럼에도 국민의 불안을 어떻게 잠재울 것이냐는 고민스럽다”며 “의원님과 제가 먼저 시범적으로 맞자는데 적극 동의한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또 “백신을 먼저 맞는 게 특혜가 아니고 국민에게 좋은 자세라고 한다면, 언제라도 가서 (상온 노출) 백신을 접종하겠다”며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데 힘을 모으는 게 저희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6일 브리핑을 통해 백신 상온 노출 신고가 접수된 539만도즈의 백신 중 48만도즈를 수거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독감 백신 유통과정에서 품질 변화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조달계약업체가 공급한 8개 제품에 대한 품질평가와 안정성 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8개 품목 모두 25도, 24시간 조건에서 품질이 유지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백신 효력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48만도즈는 이번 주 중 수거 조치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운송 차량 온도기록지상 0도 미만 조건에 노출된 것이 확인된 일부 물량 27만 도즈, 호남 일부 지역에서 백신 상·하차 작업이 야외에서 이뤄지면서 백신이 바닥에 일시 적재됐던 17만 도즈, 적정 온도(2~8℃) 이탈시간이 800분에 달했던 물량 3만 도즈 등 모두 48만 도즈는 수거해 접종하지 않고 폐기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전문가 검토 과정에서 백신 효력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일부 백신에 대해서는 안전을 목적으로 수거 조치하라는 의견이 제시됐다”며 “백신은 상온에서는 안정적이지만 동결될 경우에는 효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그런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