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3% 룰이라도…” 기업 공정경제 3법 조정에 안간힘

입력 2020-10-07 17:02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단이 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경총회장단 회의'를 하고 있다. 경총 제공

여당이 ‘공정경제 3법’ 처리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재계가 이 법안에 기업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법안 저지나 보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경영 환경을 현격히 위축시키는 일부만이라도 바꿔보겠다는 것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총 회장단 회의 인사말에서 “지금은 우리 기업들이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고용유지에 전력해야 하는 시기”라며 “국회에서는 기업에 부담을 주는 법안 논의를 보류하거나 위기 속에 있는 경영계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반영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의는 전날 경총에서 있었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과 기업인들의 간담회 내용을 회장단과 공유하고 이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손 회장은 회의에서 이 대표가 관련 법 중 ‘3%룰’ 완화에 대해 공감하는 점 등을 일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법안 조정 방향 등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 기업인은 “정치권이 기업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 내용은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부각해야 한다” “경제가 어렵고 기업 경영이 어려울 때, 경제단체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등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은 공정경제 3법과 노동조합법 등에 대해 기업의 입장을 반영한 대안을 마련을 추진한다.

경총은 이달 중에 관련 법안에 대한 종합적인 건의서를 국회에 전달하고,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재계의 입장을 적극 개진하고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또 주요 이슈에 대해 경제단체들과의 공동대응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경총은 기존에 구성된 47개 단체가 포함된 경제단체협의회를 통해 의견을 적극 수렴할 예정이다.

회의에는 손 회장 외에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김창범 한화 솔루션 부회장, 동현수 두산 부회장, 백우석 OCI 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등이 참석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경총 등 주요 경제단체들은 민주당 산하 민주연구원이 주최할 예정인 공정경제 3법 관련 간담회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조만간 간담회 일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경영을 심대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 위해 경제단체들이 숙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공정경제 3법에 대한 여권의 의지가 워낙 확고하기 때문에 간담회가 요식행위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권민지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