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의 탬파베이, ‘악의 제국’ 양키스 잡고 승부 원점

입력 2020-10-07 16:29 수정 2020-10-07 16:30
탬파베이 레이스의 1루수 최지만이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 3회에 상대인 뉴욕 양키스 타자 DJ 르메이유를 아웃 처리하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최지만(29)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향한 도전이 다시 탄력을 받았다. 소속팀 탬파베이 레이스가 MLB 전통의 명문이자 ‘악의 제국’으로 이름 높은 뉴욕 양키스를 꺾고 시리즈를 1대 1 원점으로 가져가면서다.

탬파베이는 7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2차전을 치렀다. 탬파베이는 이 경기에서 양키스의 추격을 뿌리치고 초반 우세를 지켜내며 5대 7 승리를 거뒀다. 최지만은 상대 투수진의 견제로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3차례 출루에 더해 홈까지 밟으면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경기 초반 관전 포인트는 양키스 애런 분 감독의 위장전략이었다. 2차전 선발로 21세의 어린 투수 데이비 가르시아를 내세웠던 양키스는 2회말 곧바로 좌완 J.A. 햅을 기습적으로 마운드에 올렸다. 1차전 이미 등판한 게릿 콜 이외 믿고 맡길만한 선발이 없기에 짜낸 계략이다. 오른팔 투수 가르시아에 대비해 선발 타자진에 좌타자 5명을 배치했던 탬파베이로서는 적잖게 당황할 법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양키스의 노림수는 보기 좋게 실패로 돌아갔다. 햅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좌타자 조이 웬들에게 안타를 내줬고 이후 2아웃에서 마이크 주니노에게 투런 홈런까지 허용했다. 3회에도 마누엘 마고에게 또다시 투런 홈런을 얻어맞은 그는 4회 2사 상황에 강판당했다. 2.2이닝 동안 5피안타 4실점을 당한 햅의 기용은 명백한 작전 실패였다.

최지만은 좋은 선구안으로 햅을 마운드에서 일찍 끌어내리는 데 이바지했다. 1회 팔꿈치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던 최지만은 3회 공을 골라내 볼넷으로 출루한 뒤 마고의 홈런 때 홈으로 들어오면서 점수를 얻어냈다. 4회에도 최지만은 랜디 아로자레나의 안타 뒤 다시 공을 골라내 출루하면서 결국 햅을 강판시켰다.

강타선을 자랑하는 양키스의 추격도 초반 만만치 않았다. 2회 지명타자 지안카를로 스탠턴의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낸 양키스는 1대 5로 뒤져있던 4회 애런 힉스의 좌전안타와 루크 보이트의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만든 뒤 다시 스탠턴이 왼쪽 담장을 넘기는 140m짜리 3점 홈런으로 따라붙었다. 1차전에서 보여줬던 폭발적인 득점력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탬파베이는 케빈 키어마이어가 5회 중전안타로 웬들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점수를 추가했다. 이어진 6회에는 선두타자 오스틴 메도우즈가 1점 홈런을 치면서 점수 차를 벌려놨다. 양키스 타선은 득점으로 이어졌던 스탠턴의 홈런 2개를 제외하면 안타가 3개에 불과했다. 팀의 프랜차이즈 슬러거 애런 저지의 침묵이 유달리 눈에 띄었다.

양 팀은 이튿날 또다시 만나 시리즈 3차전을 치른다. 5전 3선승제인 이번 시리즈에서 특히 중요한 길목이다. 양키스에서는 올 시즌 다소 부진했던 일본인 선발 다나카 마사히로가 마운드에 올라 최지만과 ‘투타 한일전’ 대결을 할 전망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