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전문가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호주 20대 여성 바리스타의 기생충 감염과 관련한 국내 언론 보도를 교정했다. 외신 원문은 이 바리스타가 기생충 알(egg)을 먹고 신경낭미충증에 걸렸을 수 있다고 추정했는데 국내 언론들이 ‘egg’를 ‘계란’으로 잘못 번역한 탓에 엉뚱한 정보가 유포됐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7일 ‘바리스타의 기생충, 계란은 죄가 없다’는 제목의 블로그 글에서 “원래 호주는 유구낭미충증의 유행지가 아니다”면서 “경로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민자 중 누군가에게서 흘러나온 알이 바리스타 여성에게 들어가 이번 사태를 일으켰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서 교수는 “그러니까 문제는 ‘알(egg)’인데, egg는 ‘알’ 또는 ‘계란’으로 번역될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 마치 ‘계란’이 감염원인 것처럼 묘사된 것은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CNN방송은 4일(현지시간) 두통과 시력 이상 등 증세를 호소한 25세 호주 여성 바리스타가 뇌에서 기생충이 자라는 신경낭미충증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CNN은 갈고리촌충에 감염된 사람의 배설물에서 나온 기생충 알(egg)을 삼키는 경우 이 같은 병에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국내 언론들이 이 ‘egg’를 ‘계란’으로 오역하면서 계란이 엉뚱하게 감염원으로 지목됐다는 게 서 교수의 설명이다.
서 교수는 “과거엔 기생충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었는데 이번엔 아무도 전화를 걸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계란이 감염원으로 오인되는 참극이 초래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추석이라 그런 것도 있을 테고, 영화 ‘기생충’ 이후 네이버로 기생충을 검색하면 봉준호, 송강호가 주로 나와서일 수도 있겠다”고 추측했다. 그는 “혹시 ‘조국흑서’ 때문에 나랑 연락하지 말라는 명령이 떨어진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살짝 품어보지만, 설마”라고도 덧붙였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