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형 빅맨’ AD, ‘킹’ 르브론과 첫 왕좌 정복 9부 능선

입력 2020-10-07 14:45 수정 2020-10-07 15:44
미국 남자프로농구 NBA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의 앤서니 데이비스가 6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 디즈니월드의 어드밴트헬스 아레나에서 열린 NBA 파이널 4차전에서 2쿼터 중 호쾌한 덩크슛을 꽂아넣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치열한 승부였다. 끈끈한 조직력의 마이애미 히트는 통산 16회 우승을 자랑하는 명문 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를 경기 내내 끊임없이 따라붙으며 5점 이상 리드를 좀체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종료 40초를 남겨두고 플레이메이커 라존 론도가 외곽에 서 있던 ‘AD’ 앤서니 데이비스에게 공을 찔러줬고, 이윽고 3점 슛이 긴 포물선을 그리며 마이애미의 림을 갈랐다. 이 골로 점수 차가 9점까지 벌어지면서 사실상 승부는 결정됐다.

미국 남자프로농구 NBA 파이널 무대의 승부 추가 확연히 기울었다. 레이커스는 6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 디즈니월드의 어드밴트헬스 아레나에서 열린 NBA 파이널 4차전에서 마이애미를 상대로 96대 102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을 3승 1패로 만들었다. 7전 4선승제로 진행되는 NBA 파이널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1승만을 남겨놓은 셈이다.

마이애미는 이날도 저돌적이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리그 최고의 ‘포인트 센터(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는 센터)’ 뱀 아데바요가 골밑을 지켰고, 앞선 경기에서 역대 파이널 최고 수준의 활약을 한 에이스 지미 버틀러도 22득점 10리바운드 9 어시스트로 여전했다. 역대 최연소 파이널 주전인 ‘겁 없는 신인’ 타일러 히로는 고비마다 담대한 플레이로 21점을 집어넣으며 탄성을 이끌어냈다. 3쿼터까지 양 팀은 역전과 동점, 재역전을 번갈아 가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결을 벌였다.

그러나 결국 승리는 막판 골밑을 장악한 레이커스에게 돌아갔다. 4쿼터 중요 길목에서 공격 리바운드를 연속해서 빼앗은 레이커스는 15점을 꽂은 ‘KCP’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 어시스트 9개를 기록한 론도 등 구성원들의 고른 활약으로 리드를 끝까지 유지했다. ‘킹’ 르브론 제임스도 28득점 12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명성에 걸맞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결정적인 순간에 양 팀의 차이를 벌려낸 건 블락 4개로 빛난 데이비스였다. 특히 4쿼터 막판 상대의 허를 찌르는 3점 슛을 집어넣으며 추격 의지를 꺾어놓는 장면은 앞서 서부 콘퍼런스 결승 하이라이트였던 버저비터 3점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외에도 막판 추격을 위해 돌진하는 버틀러를 타점 높은 블락으로 저지해내며 이날 경기를 결정짓다시피 했다. 그간 NBA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평가받았으나 우승한 적이 없던 데이비스는 이날 활약으로 우승반지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10번째 파이널을 겪는 팀의 에이스 제임스는 경기 뒤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상대 주포 버틀러가 골밑에서 활개 치지 못하도록 막아낸 데이비스에게 “덕분에 유리한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따로 칭찬했다. 또한 이날 평소보다 강력한 팀워크를 발휘한 동료들의 고른 활약에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끝까지 집중해야 한다”며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고 동료들을 다독였다.

양 팀은 이틀간의 휴식기를 거친 뒤 9일 오후, 한국시간으로는 10일 오전 5차전을 벌인다. 벼랑 끝에 몰린 마이애미는 앞서 족저근막 파열로 연이어 결장한 포인트가드 고란 드라기치가 출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끝까지 상대를 위협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인 만큼 기적을 노린다는 각오다. 다만 역대 NBA 파이널에서 3대 1의 열세가 뒤집힌 건 2016년 단 한 번뿐이었기에 역전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