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창업시장 ‘급냉’…신설법인 2개월째 급감

입력 2020-10-07 14:40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던 부산지역 신설법인 수가 지난 7~8월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지역 창업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7일 부산상공회의소가 공개한 부산지역 신설법인 현황자료에 따르면 8월 중 부산의 신설법인 수는 440개체로 전월 대비 12.4% 감소했다. 월중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6월의 681개체와 비교해 무려 241개체가 줄면서 3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신설 법인을 업종별로 보면, 유통업이 132개체(30.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서비스업 88개체(20.0%), 부동산 및 장비임대업 66개체(15.0%), 건설업 57개체(13.0%), 제조업 49개체(11.1%), 기타업종 20개체(4.5%), 정보통신업 12개체(2.7%), 수산업 1개체(0.2%) 순이었다.

비중이 가장 높은 유통업은 전년 같은 달보다 31개체가 늘었는데, 이는 최근 비대면 거래 수요 증가 등으로 전자상거래 기반 유통 법인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조업은 전년동월 대비 7개체(-12.5%)가 감소하면서 불안정한 제조 업황이 창업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8월 신설법인 현황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특징으로 부동산업 관련 법인 설립이 많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부동산업 신설법인은 지난 6월에만 225개체가 신설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7월 85개체로 대폭 감소한 이후 8월에도 66개체에 그쳤다. 이는 부동산법인의 주택투기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6.17 부동산 대책’ 이후 법인의 부동산 매입과 투자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단속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부산의 창업이 줄어든 것이 부동산법인의 창업 급감 영향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제조업도 비교적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그동안 선전하던 지역 창업 시장이 2개월 연속 부진하다”면서 “과감한 엔젤펀딩을 통해 타지역에 비해 창업 시장의 문턱을 대폭 낮춰 구직을 위해 수도권행을 택하는 청년 인재들의 이탈을 막고 장기적으로 역외지역 창업희망자들까지도 받아들이기 위한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