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상온노출’ 신성약품, 운송체계 보완…“반성하는 마음뿐”

입력 2020-10-07 14:39 수정 2020-10-07 14:47
지난달 22일 오후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한 신성약품 본사에 의약품 운반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연합뉴스

유통 중 상온에 노출된 독감 백신으로 물의를 빚었던 신성약품이 배송 업체를 변경하는 등 재정비에 나섰다. 종이상자로 배송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관련 조치도 하기로 했다.

김진문 신성약품 대표는 7일 “독감 백신 배송 업체를 쥴릭파마코리아로 변경하고 배송 시 차량에 직원 1명을 동승토록 해 콜드 체인(냉장유통)을 감시하겠다”며 “백신 수송 용기에 대한 불신과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스티로폼 박스에 종이상자와 냉매를 넣어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조치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이어 “아직도 반성하고 근신하는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독감 백신을 조달하는 의약품 유통 업체인 신성약품은 유통 과정에서 냉장유통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에 휩싸였다.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6일 해당 독감 백신의 품질시험 등을 진행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으며, 정부는 이에 중단됐던 무료 접종 사업을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12일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재개될 독감 백신 접종사업에 필요한 백신 조달과 유통은 신성약품이 그대로 맡기로 했다. 대신 신성약품은 독감 백신의 상온 노출과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련 체계를 재정비했다.

신성약품은 우선 문제가 된 배송 업체를 쥴릭파마코리아로 변경했다. 쥴릭파마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스위스계 다국적 의약품 유통전문 회사다. 쥴릭파마코리아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대전, 대구, 부산, 강원 등에도 사무소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지역 배송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독감 백신을 운송하는 모든 냉장 차량의 보조석에 신성약품 직원 1명을 동승시키기로 했다. 신성약품 직원이 동행해 독감 백신의 차량 적재부터 병·의원 전달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일부 병·의원에 독감 백신이 종이상자로 배송된 것도 보완하기로 했다. 스티로폼 박스에 종이 상자와 냉매를 넣어 배송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단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판매관리 규칙에 따르면 백신을 냉장 차량 또는 냉동 차량으로 직접 수송할 때에는 아이스박스 등 냉각용 수송 용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정부는 신성약품과의 조달 계약을 유지하되 이 회사가 약사법이나 조달 계약과 관련한 위반 사항이 있는지 확인한 뒤 법적 절차에 따라 제재 등 조처할 방침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