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에 새끼강아지 산책” 이색 체험?동물 학대?

입력 2020-10-07 14:17 수정 2020-10-07 14:40
채널A '뉴스A' 캡처

돈을 내면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체험 프로그램을 놓고 동물 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채널A의 ‘뉴스A’는 이색 체험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경기도 안성시의 한 풍산개 농장을 찾았다.

이 농장이 내세운 프로그램은 다름 아닌 강아지 산책. 2만원을 내면 2시간 동안 강아지와 산책할 수 있는 체험으로 농장을 찾은 방송 카메라엔 생후 3~4개월로 보이는 어린 강아지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담겼다.

최근에는 하루 100명 정도가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강아지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낯선 사람과 억지로 산책해야 한다는 점에서 ‘동물 학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로 이날 방송에서 강아지들은 움직이기 싫은 듯 땅에서 발을 떼지 않는데 사람들이 목줄을 잡아끄는 모습이 여럿 포착됐다. 한 이용자는 취재진에게 “강아지가 안 가려고 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돈을 내고 동물 학대에 동참한 것 같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뉴스A와 동행한 이순영 동물 트레이너는 “사람의 의지대로 산책해야만 하는 점이 우려스럽다. (강아지들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개들은 평균적으로 하루 12시간을 잔다. 강아지는 그보다 더 잔다”고 말했다. 강아지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기본적인 관리 부실 문제도 제기됐다. 강아지들은 좁은 공간에 여러 마리가 함께 생활하는 듯했고, 축사 안에 치워지지 않은 변이 널려 있기도 했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 강아지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산책 체험’에는 주로 어린 강아지가 동원되고 몸집이 커진 개는 축사 뒤로 보내진다. 개들은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번식용으로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동물단체들은 농장의 체험 사업이 ‘동물 학대’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성견들은 가두고 어린 새끼만 일종의 쇼윈도에 내놓은 것이다. 인형 놀이와 다를 바 없는 동물 학대 행위”라고 말했다. ‘체험’이라는 명목으로 현행법이 금지하고 있는 동물 대여를 자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체 측은 “체험 사업은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농촌이 굉장히 어려웠는데 이런 새로운 테마를 가지고 마을이 발돋움해가는 과정”이라며 산책 체험을 관광산업의 한 형태로 여겨 달라는 취지의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박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