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눈물의 증언…“다시 떠올리기 힘든 기억”

입력 2020-10-07 11:15 수정 2020-10-07 11:24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가 2019년 1월 23일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본 심석희 선수가 법정에서 “다시 떠올리기 힘든 기억”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6일 열린 ‘조재범 성폭행 사건’ 11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심석희 선수는 비공개로 진행된 2시간30여분간의 증인신문에서 조씨의 범행 날짜와 수법, 피해 내용 등에 관한 질문에 상세히 답했다.

심 선수는 “아직도 병원에 다니면서 약을 먹고 있다”며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면 끝나는 일인데 왜 인정하지 않는가”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시 떠올리기 너무나 힘든 기억”이라며 증언 도중 끝내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심 선수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세종 임상혁 변호사는 재판 종료 후 “심 선수가 힘들어해 중간에 좀 쉬었다”며 “각 사건 날짜별로 어떤 피해를 어떻게 봤는지 등을 증언하면서 똑같은 걸 떠올려야 하니까 상당히 힘들어했다. 결국에는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2020년 1월 3일 서울시청 쇼트트랙팀 입단식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는 심석희 선수. 뉴시스

앞서 재판부는 심 선수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법정이 아닌 화상 증언실로 출석하도록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심 선수와 대면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증인석에 직접 나올 것을 요청했고, 심 선수가 이를 받아들여 법정 출석이 이뤄졌다. 심 선수의 출석에 따라 조씨는 퇴정한 상태에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선고 전 마지막 절차인 결심공판은 오는 16일 열린다. 결심공판에는 심 선수의 동료이자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최민정 선수에 대한 증인신문과 조씨의 최후진술 등이 예정돼 있다. 다만 최 선수가 법정에 나올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조씨는 심 선수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직전인 2017년까지 선수촌과 한국체육대학 빙상장 등에서 30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