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한번만…” 국시거부 의대생, 靑청원 사과문

입력 2020-10-07 10:32 수정 2020-10-07 10:46
연합뉴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정부와 여당이 의사 국가시험 추가 접수를 위해서는 국민적 양해가 필요하다며 의대생들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한 의대생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사과문을 남겼다.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국시 접수를 취소했던 의대생이 국민께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얼마 전 국시 접수를 취소했던 의대생이라 밝힌 청원인은 “청원을 통해서라도 저희의 진심을 전해드리고 싶어 글을 쓰게 되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우선 국시 거부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올바른 의료라는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해보려는 나름의 노력이었으나 많은 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험에 응시할 기회가 여러 번이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시험을 치지 않기로 했던 학생들이 한참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야 ‘정부의 대승적 결단을 기다린다’고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니 국민 여러분께서 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 또한 이해하고 있다”고 썼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이 시점에서 이번 사태로 인해 당장 발생할 앞으로의 의료공백과 그에 따른 지역사회 의료의 질 저하를 함께 감내해주시길 부탁드리는 것은 더더욱 염치없는 일”이라며 국시 추가 접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공백은 장기간에 걸쳐 의료 체계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와 같은 파괴적인 의료공백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옛말에 잘못을 저지르고도 이를 고치려고 하지 않는 게 진정한 잘못”이라며 “학생들이 더 큰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기를 국민 여러분께 간청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지난 나날을 되돌아보고 반성해 발전해 나아갈 소중한 기회로 삼겠다”고 썼다.

이홍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