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가 서울 강남 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매입해 논란이 됐던 삼성월드타워 매각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매각 당사자인 자산운용사가 당초 매입했던 것보다 최대 3억원 이상 올랐지만 주변 시세보다 최소 5억원가량 낮다. 청약통장 없이 ‘줍줍’으로 강남에서 로또 아파트를 마련할 기회라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7일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이 지난 7월 통매입한 삼성동 삼성월드타워 28가구에 대한 매각공고가 올라왔다. 1997년 준공된 삼성월드타워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3-1에 위치한 14층짜리 공동주택으로 전용면적 기준 58㎡, 84~85㎡의 46가구 규모다.
매각 금액은 8억2360만원부터 13억7080만원 사이다. 시중은행 대출이 가능하다. 시중은행은 매입가 기준 9억원 이하면 주택담보비율(LTV) 40%를 대출해준다. 또 15억원 이하일 경우 9억원 초과분에 대해 LTV 20%를 대출해준다. 8억2360만원짜리 주택을 매수할 경우 최대 대출 가능액은 3억6000만원 수준이다. 5억~6억원가량을 융통할 수 있다면 매수할 수 있는 것이다.
당첨만 되면 최소 7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길 수 있는 상황이다. 아파트 인근 청담 래미안 전용면적 59㎡는 14억8000만원에 실거래됐다.
공개입찰은 8일부터 12일까지 신청 가능하고 낙찰자 추첨과 선정은 13일에 진행한다. 경매와 같은 가격경쟁입찰이 아니라 추첨제로 진행한다.
해당 아파트는 사모펀드의 주택 시장 진출에 대한 비판에 부딪혀 철회되면서 시장에 나오게 됐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아파트 한 채를 매입해 리모델링하고 임대사업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금·부 분리’(금융과 부동산 분리)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번 우선 매각에 포함되지 않은 18가구도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대로 최대한 빨리 매각에 나설 계획이다. 매각 관련 재무자문사로는 삼정KPMG가, 매각주관사로 교보자산신탁이 선정됐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