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6일 독감과 비교하며 코로나19의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날 군 병원에서 퇴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 계정에 “독감 시즌이 다가온다! 매년 많은 사람이, 때로는 10만명 이상이, 백신에도 불구하고 독감으로 사망한다”고 썼다.
“우리의 나라를 폐쇄할 것인가?”라고 반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 우리는 그것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웠다. 우리가 코비드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에게 훨씬 덜 치명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트윗을 놓고 현지 언론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자 잘못된 주장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코로나19 확진으로 입원한 지 3일 만에 퇴원하기에 앞서 “두려워하지 말라”는 트윗을 올리고 백악관에 도착해선 마스크를 바로 벗어 여전히 코로나19의 위험을 경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CNN방송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자신이 싸우고 있는 바이러스의 위협을 과소평가하면서 코로나19를 독감과 다시 비교했다”며 “코로나바이러스가 대부분의 인구에서 독감보다 훨씬 덜 치명적이라고 잘못된 주장을 했다”고 비판했다.
CNN은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펴낸 책의 내용을 거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코로나19 발병 초기인 2월 7일 우드워드에게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심한 독감보다 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또 CNN은 “21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10개월 만에 코로나로 사망했다. 그것은 독감보다 더 치명적”이라고 했다.
AP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던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전에 해온 코로나19와 계절성 독감 비교를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는 계절성 독감보다 특히 노령층에서 더 강력한 살인자임이 이미 입증됐으며 감염된 젊은이들의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징후를 보여줬다”고 한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바이러스의 위협을 억제하려는 시도로 초당적 비난을 불렀다”고 분석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독감 사망자 수치를 부풀렸다고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인용해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서 독감철에 가장 많은 사망자는 2017∼2018년의 약 6만1000명으로 추산되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10만명 이상보다 훨씬 낮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 10년간 매년 평균 3만6000명 이하의 미국인이 독감으로 숨졌다고 부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퇴원 이튿날인 이날 코로나19 증상을 보이지 않고 안정적인 상태라고 그의 담당의사가 밝혔다. 케일리 매커너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 숀 콘리 박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관해 보내온 메모를 공개했다.
콘리 박사는 “이날 아침 대통령의 의료진이 거주지(백악관)에서 그를 만났다”며 “그는 집에서 편안한 첫 밤을 보냈고, 오늘은 아무 증상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의 활력 징후(vital signs)와 신체검사 상태는 계속 안정적이고 산소 포화 수준은 95~97%”라며 “그가 전반적으로 매우 잘 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