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경기 용인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시험지가 유출된 정황을 포착하고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6일 오전부터 경기 용인 A고등학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A고등학교는 국내에서 지난해 SAT가 치러진 시험장 17곳 중 한 곳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학교에서 오랜 기간 외국대학 진학 상담카운슬러를 맡아 온 B씨가 2017년부터 3년 동안 시험장으로 배송된 시험지 사진을 찍어 브로커인 C씨에게 유출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B씨의 컴퓨터와 A고등학교 시험본부 CCTV 등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어떤 식으로 SAT 시험지가 유출됐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직원 B씨를 입건한 뒤 압수수색을 먼저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SAT 문제를 불법으로 빼돌린 브로커 C씨를 구속하고 이를 활용한 학원 강사와 학부모 등 20여 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한 바 있다.
이들은 전 세계에서 같은 날 진행되는 SAT 시험이 국가 간 시차 때문에 실제 시험 시간에서는 차이가 발생하는 걸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브로커 일당이 중국에서 시험지 사진을 찍어서 보내면 한국 강사들은 답안지를 만들고 늦게 시험을 보는 유럽 등지에 있는 학생에게 이를 건당 2000만~5000만원을 받고 문제지와 정답지를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미리 받아 시험을 치른 학생 중 미국 주요 대학에 합격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