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어른’보다 백배 낫다…7살의 접촉사고 대처법

입력 2020-10-07 00:02 수정 2020-10-07 00:02
왼쪽부터 G1 홈페이지 캡처, 트위터 캡처

브라질의 7살 어린이가 자전거를 타다 가벼운 접촉사고를 낸 뒤 남긴 한 장의 메모가 화제다.

현지 언론 G1과 파라나 RPC 등에 따르면 브라질 남부 파라나주 쿠리치바에 사는 베네치오 호프만(7)은 자전거를 타다가 균형을 잃고 쓰러지면서 주차된 자동차를 긁었다.

베네치오는 자동차의 흠집을 확인한 뒤 도망가지 않고 사고를 수습할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는 종이와 볼펜을 구해왔고 차주가 볼 수 있도록 메모를 남겼다. 서툰 글씨로 또박또박 쓴 메모엔 “죄송해요. 자전거를 타다가 쓰러져 자동차에 흠집을 냈어요. 여기 우리 아빠의 전화번호를 남깁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차주 마르셀루 마르틴은 메모를 남긴 어린이의 정직함에 감탄했다. 그는 “이런 어린이에게 어떻게 화를 낼 수 있을까요?”라는 글과 함께 베네치오가 남긴 메모를 사진으로 찍어 트위터에 올렸다.

그의 트위터 팔로어는 400명 정도였지만 해당 게시물은 42만여명 이상이 리트윗하며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트위터에서 이 어린이의 메모가 화제가 되면서 이 사연은 현지 언론에까지 소개됐다.

사고를 냈던 어린이 베네치오는 현지 언론 G1과의 인터뷰에서 차주에게 돈을 물어줄 생각으로 메모를 쓰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 이후) 인생에서 다시는 자전거를 탈 수 없을 거로 생각했다. 몇 년 동안 돈을 모아서 수리비를 갚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도망갈 생각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세상이 이미 너무 나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나쁜짓을 하면 안 된다”고 당시 생각을 밝혔다.

파라나 RPC 홈페이지 캡처

베네치오의 아버지 마르셀 웨이스 호프만은 아들이 그동안 모은 동전을 수리 비용으로 사용하고 싶어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또 아들이 사고 이후 풀이 죽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올바르게 행동한 아들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차주 마르틴도 베네치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그 나이엔 그대로 도망갈 생각을 하기 쉬운데 베네치오는 정말 정직했다”면서 “메모를 안 남겼으면 사고 사실도 몰랐을 텐데 정직하게 메모를 남긴 어린이가 정말 대견했다”고 말했다.

또 차 수리와 관련해서는 “차가 좀 더러운 상태여서 찾기 힘들 정도로 경미한 흠집이었다”며 “베네치오 아버지와 이미 이야기를 나눴고 차 수리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베네치오는 “앞으로도 아버지와 함께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자전거 사고를 계기로 앞으로는 더욱 안전 운전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