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톤이 내놓은 신상 색깔 이름이 ‘생리’라고?

입력 2020-10-06 18:01
게티이미지뱅크, 팬톤

매년 ‘올해의 색’을 정하는 세계 최대의 색상 회사 팬톤이 최근 신상 색깔을 출시했다. 눈을 사로잡는 쨍한 붉은색의 이름은 ‘생리(월경, period)’다.

팬톤은 지난달말 스웨덴 월경 용품 업체 인티미나와 합작해 ‘생리’라는 이름의 색을 출시했다고 공개했다. 이 색은 팬톤과 인티미나가 함께하는 월경 인식 개선 캠페인(Seen+Heard)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이 캠페인은 월경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깨고, 모든 사람이 월경에 대해 자유롭고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팬톤은 ‘생리’를 출시하며 “‘생리’는 건강한 월경(menstruation)과 어울리는 선명하고 대담한 붉은색”이라며 “색이 지닌 힘을 이용해 캠페인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많은 문화권에서 월경은 부끄럽고 숨겨야 하는 일로 여겨진다. 국제여성건강연합은 2016년 전 세계적으로 월경을 뜻하는 은어가 5000여 개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월경은 ‘마법’ ‘그날’ ‘대자연’ ‘빨간 날’등으로 불린다. ‘생리’라는 말 또한 ‘생리현상’에서 따온 말로, 월경을 직접 말하기 꺼리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생리대 등 월경용품을 살 땐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는 것이 매너라는 생각 역시 마찬가지다.

인티미나 인스타그램

팬톤의 부회장 로리 프레스먼은 새로운 색을 “적극적이고 모험적인 붉은색”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생리’라는 색깔은 월경하는 여성들이 자기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고 설명했다. 또 “(여성들이) 자신이 갖고 태어난 강력한 생명력을 축하하도록, 성별에 관계없이 ‘월경’이라는 자연스러운 신체 기능에 대해 편안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색깔이다”고 전했다.

한편 팬톤은 고유 색상을 출시할 때마다 색에 어울리는 이름을 함께 발표한다. 일례로 팬톤이 선정한 2019년의 색은 ‘리빙 코랄(living coral)’이었고, 2020년의 색은 ‘클래식 블루(classic blue)’였다.

박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