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아마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모양을 본뜬 가면이 파티용품으로 판매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00만명 이상을 죽음에 빠뜨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가볍게 소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해당 가면 외관은 현미경으로 관찰한 코로나바이러스 모양이다. 여기에 날카로운 눈과 뾰족한 이빨 등을 더해 공포심을 조장하는 인상을 만들어냈다.
판매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 모양을 본뜬 가면을 광고하기 위해 “이 가면은 핼러윈 파티에서 착용할 때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라텍스 소재로 제작되어 어른과 아이 모두가 쓰기에 적합하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면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는 유럽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전세계적으로 100만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는데 코로나바이러스 가면을 쓰고 돌아다니는 것은 비윤리적이고 공포심을 조장한다는 비판이다.
더구나 가면 생산지 및 판매처가 중국 광둥성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광둥성은 중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역이다.
영국 환자 협회 레이첼 파워 회장은 영국 일간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코로나바이러스 모양을 한 가면을 보면 매우 불쾌하게 여길 것이고, 그것을 착용하고 싶어할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다”며 “이것은 가면 제조사와 판매자들의 잘못된 판단을 보여준다. 빨리 상품 판매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뭇매를 맞은 아마존은 사이트에서 핼러윈 파티용으로 판매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가면을 상품 목록에서 삭제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아마존 대변인은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를 통해 가면 판매자들에게 “모든 판매자는 우리의 판매 지침을 따라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해당 판매자의 계정을 삭제하는 등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일보 취재 결과 일부 업자들은 여전히 교묘한 수법으로 아마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가면을 판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상품명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대신 ‘바이러스’라고만 표기해 감시망을 비껴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이 판매 중인 가면 모양은 코로나바이러스와 형태가 매우 흡사했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