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보수’로 불리는 야권 소장파 전·현직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에 정치·문화 카페를 열고 시민들과 접촉면을 넓힌다. 유의동 김웅 하태경 황보승희 이영 등 국민의힘 현직 의원 12명과 유승민 원희룡 오세훈계로 분류되는 전직 의원 15명 등 150여명이 협동조합 방식으로 참여한 카페 ‘하우스(how’s)’의 문을 26일 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공유정당 플랫폼 ‘철가방’을 선보이고 정책 입안 과정을 모두 시민과 공유하겠다고 선언했다.
협동조합 이사장을 맡은 오신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진보 진영에서 활발히 이뤄지던 협동조합 모델을 보수 진영에서 처음 시도한 의미가 있다”며 하우스의 개점을 알렸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15대 총선 낙선한 뒤 ‘때를 기다린다’는 의미로 동료 정치인들과 고깃집 ‘하로동선’을 연 것과 유사한 맥락이다. 하우스에는 ‘다양한 갈등을 정치가 어떻게(how)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의미가 담겼다.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 인근에 들어서는 카페는 회의실과 강의실, 대형 무대로 구성돼 150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 전현직 의원들이 돌아가며 카페로 출근하는 ‘일일 점장제도’를 둬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예정이다. 정치·사회과학·인문학 서점과 카페는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원하는 이들은 협동조합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 청년정치학교를 열고 정치 신인을 길러내는 역할도 맡는다. 오는 30일에는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민주주의를 주제로 창립 특강을 맡는다.
원내에서는 새로운보수당 출신 유의동 김웅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여해 유승민 전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대선 출마를 위한 기지개를 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오 전 의원은 “유 전 위원장과는 하우스와 관련해 직접 논의한 바는 없다”며 “원희룡계와 오세훈계는 물론 김병민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과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등 30~40대 청년 정치인이 주축이 된다”고 소개했다.
국민의당에서는 공유정당 플랫폼 ‘철가방’ 서비스를 시작한다. 안 대표는 6일 기자회견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듯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정책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시민들이 앱을 통해 정책을 주문하면 의원실에서 토론회를 열고 입안 의제로까지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기존 정당이 당원 중심 정당이라면 공유정당은 당원이 아니더라도 국민 누구나 플랫폼을 통해 정책 입안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