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소연평도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55)씨가 A씨 가족에 대한 과도한 비난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씨는 6일 국방부 종합민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여러분이 관심을 상당히 많이 갖고 계시는데 제발 가슴에 비수 꽂히는 (말은 하지 말아 달라)”면서 “나는 상관없는데 어린 조카나 가족들이 상당히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지난 5일 A씨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자필 편지가 언론에 공개된 바 있다. 편지 내용을 두고 일부 네티즌들이 A씨 아들과 가족을 겨냥해 악성댓글과 비난을 퍼부어 물의를 빚었다.
이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날 언론에 공개됐던 A씨 아들 편지를 낭독했다. 그는 “어제 이 편지를 처음 보고 눈물을 다 흘렸다. 오늘 이 편지를 낭독할 때 울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만큼 제 마음가짐과 생각이 단단해졌다”면서 “월북 프레임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는 월북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문 대통령이 ‘해경 조사와 수색 결과를 기다려보자’고 언급한 데 대해 “조사할 게 없는데 뭘 조사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건 그냥 일주일만에 종결되는 사안이다. 지금 조사하겠다고 하는데 뭘 조사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우리가 정보공개 청구하는 거나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날 A씨가 북측에 발견된 뒤 시신이 훼손될 때까지 7시간 남짓 동안 우리 군이 감청한 북한군 녹음 파일, 북한군이 A씨 시신을 훼손하는 장면을 담은 녹화파일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제기했다.
정보공개청구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청구대상물에서) A씨의 월북 의사 표현이 있었는지, A씨의 목소리가 맞는지, 월북의사 표시가 진의에 의한 것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녹화파일 청구 이유에 대해서는 “국방부가 공무원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 시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유가족이 사망한 공무원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