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중한 ‘베팅’…현대캐피탈, 한양대 김선호 ‘1픽’

입력 2020-10-06 16:23 수정 2020-10-06 17:54
1라운드 1순위로 현대캐피탈에 지명된 한양대 레프트 김선호. 한국배구연맹 제공

한양대 레프트 김선호(21·187.1㎝)가 1라운드 1순위로 현대캐피탈행을 결정한 남자배구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총 39명 중 26명의 선수가 취업에 성공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6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베르사이유홀에서 2020-2021 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진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남자부 드래프트도 여자부처럼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이번 드래프트에선 애초 지난 시즌 리그 최종순위를 기준으로 한국전력 35%, KB손해보험 30%, 삼성화재 20%, OK금융그룹 8%, 현대캐피탈 4%, 대한항공 2%, 우리카드 1%의 확률을 받아 지명 순서를 결정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전날 현대캐피탈이 국군체육부대에서 오는 11월 전역하는 센터 김재휘를 KB손해보험에 내주고 대신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오는 배짱 두둑한 ‘베팅’을 하면서 1라운드에 기존에 갖고 있던 확률까지 총 34%를 확보했다. 에이스 전광인이 입대한 레프트 포지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캐피탈의 ‘베팅’은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KB손해보험의 주황색 추첨공이 추첨기에서 가장 먼저 튀어나오면서 현대캐피탈이 1라운드 1순위에 지명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 OK금융그룹에 이어 또 다시 추첨공이 뽑히면서 4순위 지명권도 확보했고, 삼성화재 우리카드 대한항공이 그 뒤를 이었다.

현대캐피탈의 선택은 김선호였다. 김선호는 대학 레프트 자원 중 기본기가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신장이 크진 않지만 탄탄한 리시브와 수비 능력을 바탕으로 팀 플레이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다. 김선호는 떨리는 목소리로 “저를 뽑아주신 현대캐피탈, 운동하며 도와주셨던 감독 코치님들 가족들께 너무 감사드린다”며 “운동 열심히 해서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애초 최대어로 꼽혔던 성균관대 레프트 임성진(195㎝)은 2순위로 한국전력에 지명됐다. 한국전력은 외국인 선수 러셀까지 포진해 있어 레프트 보강이 시급하진 않지만 미래를 보고 임성진을 지명한 걸로 보인다. 임성진은 장신의 신체적 조건과 탄탄한 기본기가 장점으로, 수려한 외모로 스타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어진 1라운드에선 OK금융그룹이 한양대 라이트·센터 박창성(200.7㎝), 현대캐피탈은 인하대 리베로 박경민(170㎝), 삼성화재는 경희대 레프트 김우진(189.3㎝), 우리카드가 인하대 세터 홍기선(187㎝), 대한항공이 경기대 레프트·라이트 임재영(190.5㎝)을 지명했다. 박경민은 14-15시즌 우리카드에 지명됐던 조진구와 함께 역대 최단신 프로배구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번 드래프트에선 드래프트에 참석한 39명의 선수 중 수련선수까지 포함해 총 26명의 선수가 지명됐다. 취업률은 66.67%로 69.76%의 취업률을 기록한 지난 시즌보다 근소하게 감소했다.

2017-2018시즌 드래프트에서 미지명돼 이번에 다시 신청한 레프트 이현승(190.6㎝)이 삼성화재에 수련선수로 지명돼 오랜 기다림 끝에 프로 무대에 발을 디뎠고, 홍익대 레프트·라이트 노경민(189.2㎝)은 모든 지명 순서가 끝난 뒤 현대캐피탈에 추가 수련선수로 이름이 불리면서 막차를 타는 기쁨을 안았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