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남자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각 팀의 선수와 감독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 사이에서는 막강한 외인, 주전과 벤치 모두 고른 팀워크를 자랑하는 서울 SK가 우승후보 1순위로 꼽혔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충분치 못했던 훈련과 늦어진 외국인 선수 합류 등은 각 구단의 공통 고민거리였다.
한국농구연맹(KBL)은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2020-2021시즌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10개 구단 감독과 각 선수 1명씩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고려해 기자단 일부만 모은 채 인원을 최소화했다. 대신 행사 전체는 유튜브 채널 등으로 팬들에게 생중계됐다. 남자프로농구는 9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정규리그 일정을 진행한다.
감독 10명 중 7명은 지난 시즌 공동 1위이자 지난달 KBL컵 준우승팀인 SK를 우승후보로 지목했다. 원주 DB의 이상범 감독은 “컵대회에서 주전 선수가 빠진 상황에서도 굉장히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전들이 복귀하면 더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평했다. 전주 KCC의 전창진 감독 역시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의 조화가 워낙 잘 이뤄져 있다”고 치켜세웠다.
지목을 받은 SK 문경은 감독과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KGC 인삼공사를 우승후보로 꼽았다. 문경은 감독은 “KGC는 국내외 선수들의 조직력이 좋다”면서 “공을 정말 잘 뺏는다”라고 칭찬했다. 울산 모비스의 유도훈 감독은 “강을준 감독의 언변에 이미 선수들이 잘 녹아든 것 같다”면서 홀로 고양 오리온을 선정했다.
감독들은 비시즌 동안 코로나19로 악화한 훈련 환경에 우려를 나타냈다. 선수들이 한 곳에만 묶여 훈련하면서 긴장이 떨어져 잔부상이 잦았고, 외국인 선수들도 팀 합류가 늦어져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는 걱정이었다.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치를 기회가 없다시피 해 KBL컵을 제외하면 높은 수준의 상대를 만나 연습을 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문경은 SK 감독은 “국내 선수들은 지겨울 만큼 긴 비시즌을 보냈고 외국인 선수들은 짧은 훈련 기간 때문에 몸 상태가 엉망”이라고 토로하며 “당장 이번 주 개막도 팬들이 없는 가운데 경기를 치러야 해서 여러모로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기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팬들의 사전질문을 받은 선수들의 입담도 두드러졌다. 서울 삼성의 빅맨 김준일은 이날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KBL 최고연봉자 DB 김종규를 향해 “종규 형과 매치가 되면 알 수 없는 열정이 불타오른다. ‘연봉킹’을 향한 도전정신이 불타오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김종규는 “(이미 지난 대결에서) 만신창이가 되어서 힘들다”라며 넉살을 부렸다.
한편 앞서 지난달 28일 열렸던 KB국민은행 Liiv M 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서는 청주 KB국민은행이 우승후보 1순위로 몰표를 받았다. 미국 여자프로농구 WNBA에서도 활약하는 센터 박지수를 보유한 덕에 외국인 선수가 사라진 이번 시즌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박지수도 “오랜만에 비시즌에 모든 선수가 같이 연습했다”면서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자프로농구는 남자농구 개막 다음날인 10일부터 시작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