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민주연구원장이 분석한 20대 민심…“부동산, 경제부터”

입력 2020-10-06 14:50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민주연구원장이 6일 민주당의 20대 세대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정치권의 무책임과 젠더이슈에 대한 대응 부족을 꼽았다. 특히 홍 원장은 젠더이슈에 대해서 “경제적 접근과 사회안전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면서 젠더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가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홍 원장의 발언이 젠더이슈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익표 "젠더이슈는 먼저 해결하려고 하면 도리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어"

홍 원장은 6일 CBS 라디오에서 “여성은 여성대로 불이익을 보고 있고, 우리 사회에서 남성은 남성대로 도리어 우리가 여성한테 역차별을 갖고 있는 여론조사가 있다”며 “결국은 20대에서 느끼는 것은 상대적 박탈감과 피해의식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경제적 안정과 여성의 안전 문제 해결을 제시했다. 그는 “여론조사 내용을 보면 20대 남녀가 공히 관심 있는 것은 경제 문제”라며 “일자리 문제와 부동산 문제가 가장 핵심적인 그들의 삶의 기반”이라고 했다. 이어 “일자리와 삶의 터전을 어떻게 만들어주느냐가 가장 핵심이고, 20대 여성 같은 경우는 약간 특수하게 우리 사회의 특성인데 안전문제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다”고 했다.

홍 원장이 생각하는 젠더이슈 대응 전략은 젠더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부동산, 일자리와 같은 청년세대 공통의 불평등을 먼저 해결해 20대 남성과 여성의 불안을 우선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젠더문제를 직접적으로 먼저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도리어 갈등을 증폭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양측이 공통으로 관심있는 부동산, 일자리문제 등을 우선 해결하고, 이후 젠더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가는게 제 의견의 골간”이라고 말했다.

홍 원장의 이러한 판단 배경에는 20대 세대가 가지는 특징에 있다. 민주연구원이 수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40대~50대 남성과 여성의 경우 ‘남성이 여성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약7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20대~30대의 경우 남성과 여성 각각 약 80%가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젠더이슈는 젠더이슈로 바라봐야” 당내 여성 의원들 반박

홍 원장의 젠더이슈 대응 전략을 두고 당내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한 의원은 “결국 20대 세대가 어려움에 빠져있고 세대 내의 경쟁이 격화되다 보니 그것이 성 대결 양상까지 가지 않았냐”며 “사회경제적인 조건을 개선해 나간다면 그런 갈등 구조도 좀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사실 젠더이슈의 경우 현안마다 양태가 달라 당 입장에서는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구조적 불평등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여성 의원들 사이에서는 홍 원장의 대응전략을 두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여당 인사들의 연이은 성범죄 사건과 젠더이슈에 대한 실언으로 젠더 이슈가 당내 취약점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당이 젠더이슈를 소극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젠더이슈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의 경우, 먹고사는 문제보다는 젠더이슈 그 자체에 민감하다”며 “경제적 불평등과 젠더이슈와의 상관관계는 없다고 보는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단발성 젠더이슈에 대한 대응은 결국 기존에 당이 가지고 있던 감수성에서 나오는게 아니겠냐”며 “박원순 서울시장 때를 돌이켜보면 메시지가 정리되지 못하고 제각각이었다. 당이 젠더이슈를 직접적으로 다뤄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