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에 올랐던 미국 석유업체 엑슨모빌이 에너지 분야 시가총액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업체에 잠깐이지만 1위를 내줬다. 화석연료 시대의 종말을 고하는 이정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CNN은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UBS를 인용해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넥스테라 에너지(NextEra Energy)가 엑슨모빌의 시총을 추월했다고 보도했다.
넥스테라 에너지는 태양열이나 풍력 등을 이용해 전기를 공급하는 미국 내 최대 신재생에너지 업체다.
다만 5일 기준으로 시총은 엑슨모빌이 1422억 달러(약 165조원)로 넥스테라 에너지(1410억 달러, 약 163조6500억원)를 앞서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3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이었던 엑슨모빌의 가치가 넥스테라 에너지와 큰 차이가 안 난다는 점은 이제 전통 에너지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엑슨모빌은 2014년 중반까지만 해도 시가총액이 4460억 달러(약 517조원)에 달했다.
특히 넥스테라 에너지의 매출액(192억 달러, 약 22조원)은 엑슨모빌(2650억 달러, 약 307조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화석연료의 퇴보라는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엑슨모빌은 지난 8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에서 92년 만에 퇴출당하기도 했다.
UBS는 “전통 에너지에서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앞으로 수십년간 이어질 흐름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한 오는 11월 있을 미국 대선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신재생 에너지 기업에 대한 투자는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
UBS는 민주당이 백악관과 미 의회를 장악할 것을 예상하면서 바이든 후보가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세액 공제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유가 하락으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엑슨모빌은 내년까지 유럽에서 최대 16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