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확진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키워…국내 영향은 제한적”

입력 2020-10-06 13:48 수정 2020-10-06 14:03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과 관련해 “코로나19가 여전히 중대한 위험임을 상기시키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선을 한 달 앞둔 상황에서 현직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만큼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이 단기적으로는 별다른 시장 충격을 주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김 차관은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소식이 알려진 직후 한때 하락하기도 했으나 이후 하락폭은 다소 축소됐다”며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금리가 오히려 상승했고, 우리나라와 주요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소폭 상승에 그치는 등 단기적인 시장 충격은 비교적 제한적이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정부는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차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은 글로벌 정치·경제 분야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을 확대시키는 이벤트”라며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회복과 여론 추이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당분간 미 대선 관련 불확실성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금융시장 내 위험 선호 분위기와 함께 미 대선 관련 변수, 미·중 갈등, 유럽 국가의 코로나19 재확산 및 봉쇄 조치 강화와 이에 따른 주요국 경기회복 부진 우려 등 금융시장 외부 리스크가 지속됨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갖고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금융시장은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김 차관은 “추석 연휴 발생한 해외시장 변수의 영향으로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어제 금융시장의 주요 지표는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모처럼 만에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증가하며 7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차관은 “지난해 9월 대비 조업일수 증가와 주요국의 경기회복 등에 주로 기인했다”면서 “주요국의 코로나19 확산 지속 등이 세계 경제 수요회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어 향후 수출 증가세가 유지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계기관과 공조해 우리 경제·금융시장을 둘러싼 리스크 요인을 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필요하면 시장안정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