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목욕할래” 논란의 게임…“성인이용? 퇴출해야”

입력 2020-10-06 13:41 수정 2020-10-06 15:17
'아이들프린세스' 캡처

모바일 게임 ‘아이들프린세스’가 소아성애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18세 이용가로 등급을 조정해도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현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이자 시민단체 탁틴내일 대표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게임물의 등급 분류를 민간기관에서 자체적으로 하는 현행 방식이 문제를 초래한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논란이 된 게임에 대해서는 ‘등급 조정’이 아니라 ‘퇴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들프린세스’는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심의한 게임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 위원은 “게임법에 의해 지정된 민간의 자체 등급 분류 사업자들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8개 정도 있는데 그 기관에서 자체 등급 분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통 ‘셀프’로 문항을 체크해서 제출하면 자동으로 등급이 분류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에 따르면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는 전체이용가와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에 대해서만 직접 사전심의를 하고 있다. 12세 및 15세 이용가 게임은 게임 회사가 ‘셀프 신고’를 한 후 민간의 자체 등급 분류 시스템이나 분류 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다만 이 위원은 게임 회사와 민간기관이 자체적으로 이용 등급을 판단해 신고한 것에 대해서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모니터링팀을 운영해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등급분류 기준과 맞지 않는 게임에 대해서는 시정을 권고하거나 아예 시장에서 퇴출을 시키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도 “아무래도 출시되는 게임이 굉장히 많다 보니 모든 게임을 (모니터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소아성애 논란을 빚은 ‘아이들프린세스’ 개발 업체의 감수성 부족을 지적하며 “아이를 성적 대상화 한 게임이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아이들프린세스’는)18세 이용가라도 부적절하다. 퇴출이 맞다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오히려 성인 이용자가 더 나쁜 것 같다”며 “아동을 성애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게임은) 성인에게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여태 심의해온 게임 사례를 들어 게임 내에서 여성들이 표현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게임에서 미션을 수행하고 주어지는 보상이 누워 있는 여성의 가슴을 만지는 것이라든지, 여성을 사육하듯 묶어놓고 키운다든지 하는 게임이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캐릭터)의 경우에는 전사임에도 적절하지 않은 전투복을 입는다든지, 전투에서 사망할 때 성적인 포즈로 죽는다든지 하는 것처럼 여성이 표현되는 방식이 문제인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이런 문제를 가진 게임들은 등급을 거부하거나 청소년 이용 불가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원칙적으로는 청소년 이용 불가여도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등급 거부를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 게임물관리위원회 내에서도 관점에 따라 의견이 다른 때도 있다고 전했다.

이 위원은 게임 등급 분류 과정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율등급이 성공한 나라들도 있다”며 “업계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문제를 빨리 발견하고 개입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소비자 운동도 함께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모바일 게임 ‘아이들프린세스’는 어린 여아를 성적 대상화 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어린 소녀를 입양해 딸로 키워가는 내용의 게임에서 아동 캐릭터의 신체 부위를 일부 노출한 이미지나 선정적 대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캐릭터들은 “내 팬티가 보고 싶은 거야?” “오빠 만지고 싶어? 잠깐이면 괜찮아” “아빠랑 목욕하고 싶어”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이돌프린세스’측은 한 이용자의 비판적인 리뷰에 “캐릭터의 경우 인간 세계가 아닌 정령 세계의 인물들로 나이가 설정돼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후 논란이 거세지자 5일 사과문을 게재해 “부적절한 이미지 및 설정에 대한 수정과 함께 게임 사용등급을 오는 7일부터 18세 이용가로 수정해 서비스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박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