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던 지난 2월 임시병원으로 개조됐던 우한의 스포츠센터가 재개관했다. 국경절 연휴 주말이던 지난 4일 열린 재개관 기념 농구 경기에 7500명의 중국인이 몰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5일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흥분에 차 환호하는 영상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우한에서 코로나19 치료에 나섰던 의료진 중 일부도 자선 농구 경기에 참여해 관중들과 사진을 찍었다. 불과 몇 달 전 줄지어 늘어선 병상 위에 코로나19 환자들이 누워있고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찔렀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이날 행사를 주도한 야오밍 중국농구협회장은 “코로나19가 효과적으로 통제된 뒤 우한에서 대회를 열게 됐다”며 “이곳은 모두 예전과 같다”고 말했다. 경기 중간 휴식 시간에는 중국 코로나19 방역의 상징인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의 축하 메시지가 나오기도 했다. 중국 신화통신이 촬영한 현장 사진을 보면 관중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에 걸친 모습이었다.
글로벌타임스는 “과거와 현재가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며 “그 이면에는 고군분투한 의료진과 환자에 대한 존경심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우한 스포츠센터 재개관 소식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730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스포츠센터를 개조한 임시병원은 2월12일 개원해 3월 8일 문을 닫았다. 이 기간 1056명의 환자가 입원했고 사망자는 없었다는 게 중국 당국의 설명이다.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보고된 우한에선 3869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 우한시는 4월 초까지 고강도 봉쇄 조치를 실시했고, 이후 1000만명에 가까운 시민들을 상대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벌였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14곳의 임시병원이 설치됐다가 지금은 4곳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일상으로 복귀한 우한에선 지난 8월 맥주 축제와 수영장 파티가 열리기도 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