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해진 트럼프 퇴원 메시지…“곧 선거운동에 돌아온다”

입력 2020-10-06 10:12 수정 2020-10-06 10:4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의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퇴원하고 백악관에 도착한 이후 마스크를 벗고 경례 자세를 취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퇴원하고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원 직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곧 선거 캠페인에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짜 뉴스는 오직 가짜 여론조사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들이 ‘가짜’라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5일로 미국 대선이 29일밖에 남지 않았다. 마음이 급한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완치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대선 운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세를 펼치기도 힘들고, 대면 접촉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위기상황을 어떻게 돌파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3박 4일 간의 입원을 끝내고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그는 백악관 2층 발코니에서 마스크를 벗고 엄지를 치켜들거나 경례를 하는 돌발 제스처를 취했다. 지지자들을 향해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퇴원을 만류하는 참모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퇴원을 요구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CNN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으로 약하게 보일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5일로 미국 대선이 29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병원에 머무는 것을 초조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도착한 이후 마스크를 벗은 뒤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AP뉴시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월터 리드 군 병원 밖으로 차를 타고 나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깜짝 외출을 한 것도 퇴원을 고집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입원을 강권했던 의료진의 타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퇴원 주장을 굽히지 않자 의료진이 짧은 외출을 허용하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아침부터 폭풍 트윗을 한 것도 조급함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 시장 상승, 투표하라”, “역대 최강 국방력, 투표하라”, “법과 질서, 투표하라”, “종교적 자유, 투표하라” 등 15개의 트위터 글을 계속 올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겁내지 말라(Don’t be afraid of Covid)”는 트위터 글을 올린 것은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코로나19를 겁내지 않는다는 메시지로도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도 대선 운동에 뛰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코로나19에서 최종적으로 음성 판정을 받을 경우 자신의 치료 성공담을 내세우며 반전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분간 치료에 주력하면서 트위터 글과 영상 메시지 등을 통한 선거운동에 집중할 가능성도 크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또다시 경시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코로나바이러스를 정치화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