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환된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피해자 질문엔 침묵

입력 2020-10-06 09:06 수정 2020-10-06 10:18
베트남에서 붙잡힌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 A씨가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연합

성범죄자 등의 신상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상에 올린 ‘디지털교도소’ 운영자가 베트남에서 체포된 지 2주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로 알려진 30대 남성 A씨는 이날 오전 6시23분쯤 송환됐다. A씨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적색수배가 발부된 상태다.

해외 도피 생활을 하던 A씨는 지난달 22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붙잡혔다. 경찰청 외사수사과는 5일 출국, 베트남 현지 보안구역 내에서 미입국 방식으로 A씨 신병을 확보했다. A씨는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인계됐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사와 절차에 따른 수사를 받게 된다.

베트남에서 붙잡힌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 A씨가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연합

A씨는 이날 반팔셔츠와 반바지 차림에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찰의 호송을 받으며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을 나왔다.

그는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호송차에 올랐다.

A씨는 곧장 대구경찰청으로 이동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된다. 검사 결과 양성일 경우 격리시설에서, 음성일 경우 별도의 격리 없이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베트남에서 붙잡힌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 A씨가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연합

A씨는 지난 3월부터 사이트 ‘디지털교도소’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운영하면서 성범죄, 아동학대, 강력범죄 피의자 등의 신상정보 및 선고 결과 등을 무단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디지털교도소는 사적 처벌 논란과 무고한 인물에 대한 신상공개 피해 논란 등이 제기된 사이트다. 1기 운영자 도피 이후 폐쇄됐다가 자칭 ‘2기 운영자’ 주도로 운영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씨 상대 조사를 이어가면서 2기 운영진에 대한 수사를 병행할 전망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2기 운영에 대해서도 공조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조기에 특정해 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