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트럼프 또 돌발행동…백악관 도착해 마스크 벗고 ‘엄지척’

입력 2020-10-06 07:55 수정 2020-10-06 09:1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의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퇴원하고 백악관에 도착한 이후 마스크를 벗고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의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퇴원했다.

마스크를 쓴 모습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46분 월터 리드 병원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헬기에 탔다.

그는 약 8분 뒤인 오후 6시 54분 백악관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2층 발코니에서 마스크를 벗은 뒤 양복 상의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는 엄지를 치켜들거나 경례를 하는 돌발 세리머니를 펼쳤다.

지지자들을 향한 제스처로 풀이되지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입장에서 무책임하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신종 코로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입원한 이후 3박 4일 만에 퇴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업무와 대선 준비를 병행하면서 코로나19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도착한 이후 마스크를 벗은 뒤 경례 자세를 취하고 있다. AP뉴시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자신의 퇴원을 예고하는 트위터 글에서 “코로나19를 겁내지 말라(Don’t be afraid of Covid)”고 밝힌 것은 새로운 논란거리를 낳았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또다시 경시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복된 이후 자신의 완치 경험을 앞세워 코로나19를 너무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이날로 21만명을 넘었고, 확진자가 744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적절치 않은 발언이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자가 계속 쏟아지는 백악관으로 돌아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 중 한 명인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현재 아무런 증상도 겪지 않고 있다”면서 “자가격리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이 ‘핫 스팟(hot spot·집중 발병 지역)’이 된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백악관 직원들에게 새로운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또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확진자와 접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더욱 악화될 위험이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료진은 언론 브리핑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이 퇴원에 필요한 기준을 충족했거나 초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치의인 숀 콘리는 “그(트럼프)가 위험한 상황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았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콘리 주치의는 “의료팀과 나는 모든 평가를 거쳐,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그의 의학적 상태가 그의 퇴원을 동의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진이 24시간 둘러싸고 있는 집(백악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리 주치의는 “지난 72시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에 열이 나지 않았으며 (혈중) 산소 농도도 정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확한 건강 상태를 둘러싼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악화돼 재입원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외적으로 공격적인 처방과 일반 환자 수준을 뛰어넘는 치료를 받았다”면서 “콘리 주치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폐 검사 결과를 공개하기를 계속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7분에 올린 트위터 글에서 “나는 오늘 오후 6시 30분 훌륭한 월터 리드 병원을 떠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이어 “나는 상태가 매우 좋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코로나19를 겁내지 말라”면서 “이것(코로나19)이 당신의 삶을 이것이 당신의 삶을 지배하도록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우리는 매우 훌륭한 치료제와 지식들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나는 20년 전보다 상태가 좋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