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로나 외출’ 변명… “안했음 무례하다 했을것”

입력 2020-10-06 06:49 수정 2020-10-06 09:5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 중인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의 월터 리드 군 병원 밖으로 차를 타고 나와 지지자들 앞을 지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차를 타고 병원 밖을 나간 자신의 돌출 행동을 정당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내가 안전한 차량에 탑승해 병원 밖에서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오랜 시간 서 있었던 많은 팬과 지지자에게 감사를 표한 것을 두고 분노한다고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그리 안 했다면 언론은 무례하다고 했을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행동은 지지자들을 격려하려는 선의의 행동이었으며,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도 언론은 다른 구실을 찾아 비판했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자신을 비판해온 주류 언론을 ‘가짜 미디어’로 부르면서 이들이 실시하는 각종 대선 여론조사에도 불신을 표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터 리드 군 병원 입원 사흘째인 전날 병원 밖에서 쾌유를 기원하며 모인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차량 뒷좌석에 타고 병원 문을 나와 손을 흔든 뒤 다시 병원으로 돌아갔다.

이를 두고 언론과 보건 전문가들은 트럼프 본인은 물론 함께 차량에 탑승한 경호 요원들의 안전조차 무시한 극도의 ‘안전 불감증’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한 군 병원의 의사조차 “미친 짓”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은 돌출 행동을 옹호하고 나섰다.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대통령은 국민의 사기를 진작시켜야 한다”며 “현 시점에서 대통령이 감염을 확산시킬 가능성은 작다. 그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경호 요원들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고 NBC뉴스에서 말했다.

지난 대선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이었던 코리 르완도스키도 NBC에 출연해 “비밀경호국장과 운전기사 둘 다 자원한 것이지 그렇게 하도록 요구받지 않았다”며 “이 둘과 대통령 사이에는 (특수 아크릴수지) 플렉시 글라스가 있었을 것으로 믿는다”고 두둔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