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개된 걸그룹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에서 변형된 간호사복이 등장한 데 대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명백한 성적 대상화이자 비하적 묘사”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보건의료노조는 5일 논평에서 블랙핑크의 ‘러브식 걸스(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를 거론하며 “헤어캡, 타이트하고 짧은 치마, 하이힐 등 실제와 동떨어진 간호사 복장은 전형적인 성적 코드를 그대로 답습한 복장과 연출”이라고 비판했다.
문제가 된 건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간호사를 연상시키는 복장을 하고 환자와 마주 앉은 5초가량의 장면이다. 여기서 제니는 몸에 딱 달라붙는 짧은 치마와 빨간색 하이힐을 신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는 보건의료 노동자이자 전문 의료인임에도 해당 직업군에 종사하는 성별에 여성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성적 대상화에 노출되고 전문성을 의심받는 비하적 묘사를 겪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오랜 기간 투쟁해왔는데도 YG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에서 간호사를 성적 대상화 해 등장시켰다”고 꼬집었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들은 여전히 갑질과 성폭력에 노출돼 있다”며 “대중문화가 왜곡된 간호사의 이미지를 반복할수록 이런 상황은 더 악화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블랙핑크의 신곡이 각종 글로벌 차트 상위에 랭크되고 있는 지금, 그 인기와 영향력에 걸맞은 YG엔터테인먼트의 책임 있는 대처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뮤직비디오는 SNS상에서 먼저 논란이 됐다. 네티즌들은 ‘#nurse_is_profession’(간호사는 직업이다) ‘#stop_sexualizing_nurses’(간호사의 성적 대상화를 멈춰라) ‘#간호사는코스튬이아니다’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간호사를 올바른 시선으로 볼 것을 촉구했다.
블랙핑크는 제니, 지수, 리사, 로제 4명으로 구성된 YG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이다. ‘러브식 걸스’는 블랙핑크가 데뷔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발매한 정규앨범인 ‘디 앨범(THE ALBUM)’의 타이틀곡이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공개된 지 75시간 만인 5일 오후 4시20분쯤 유튜브 조회 수 1억건을 넘어섰다. ‘디 앨범’은 음원 공개 직후 미국을 비롯한 총 57개국 아이튠즈 앨범 차트 1위에 올랐고, ‘러브식 걸스’는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 ‘글로벌 50’ 차트 3위에 랭크됐다.
블랙핑크의 유튜브 구독자는 전날 5000만명을 넘어섰다. 캐나다 출신 팝스타 저스틴 비버(5740만명)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구독자 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