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남편 쉽게 귀국할 상황 아니야…마음 복잡해”

입력 2020-10-05 20:39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미국 여행 논란이 계속되는 데 대해 “마음이 굉장히 복잡하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5일 퇴근길에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남편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 굉장히 당혹스러워 보였다”고 했다. 이어 “(남편이) 워낙 오래 계획하고 여러 사람하고 친구들하고 계획한 상황이기 때문에 쉽게 귀국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강 장관은 이날 오후 외교부 실국장 회의에서는 논란에 대한 언급 없이 국정감사 준비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은 청사에서 만난 취재진에게도 “계속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거듭 드린다. 이 교수도 굉장히 당황하고 있다”며 “(남편과) 계속 연락은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에 따라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이 요트를 사러 미국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여행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주무 부처 장관의 가족도 따르지 않는 권고를 국민이 받아들이도록 설득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2017년 청와대에서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강 장관과 남편 이일병 교수. 연합뉴스

강 장관은 전날 이 교수의 미국 여행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사과했지만 해외여행 주의보를 내린 주무장관의 가족이 취미 생활을 위해 여행을 떠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평소 잘 이용하지 않던 지하 주차장 통로로 출근하는 등 외부 노출을 피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강 장관을 인터뷰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을 의식한 행동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개인 블로그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 교수는 블로그를 통해 미국에서 요트를 구매한 후 미국 연안과 카리브해를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