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 미투 2년…여성 지도자는 여전히 극소수

입력 2020-10-06 05:00

2018년 한국체육대학교(한체대) 재학 중이던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폭로로 ‘스포츠계 미투’가 불거진 이후 여성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지만, 여전히 한체대 체육학과 교수·조교의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체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도 체육학과 27개 종목 교수·조교 성비는 남성이 82.6%(5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17.4%(12명)으로 남성의 5분의1 수준이었다.

이에 비해 한체대 스포츠과학대 체육학과 여학생 성비는 2016년 30.7%(287명)에서 2020년 34.6%(324명)으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여학생 비율이 높은 상위 10개 학과에도 남성 교수·조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남성은 21명, 여성 교수·조교는 8명에 그쳤다. 구체적인 종목별로 보면 핸드볼은 여학생 비율이 50.0%, 테니스 47.6%, 펜싱 44.1%, 사격 43.5%로 여학생 비율이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5년 간 해당 종목의 교수·조교는 모두 남성이 맡았다.

한체대 체육학과 27개 종목 중 여성 전임 교수는 7명에 불과했다. 남성 전임교수는 31명이다. 한체대 전체 여성 전임 교수는 증가하고 있으나, 일대일 코칭이 주로 이뤄지는 체육학과의 여성 전임 교수는 최근 5년 간 5~7명 수준에 그쳤다.

이탄희 의원은 “최근 체육계의 폭력·성폭력 가혹행위가 매년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학생의 인권보호와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젠더 균형 등을 고려해 여성 지도자의 채용이 필요해 보인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성 전임 교원과 조교의 획기적인 증원으로 여성전문 스포츠인 양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