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쿵주의! 딸 한번 키워 보실래요?”
어린 소녀를 딸로 키워가는 내용의 국산 스마트폰 게임인 ‘아이들프린세스’가 신체 부위를 일부 노출하는 선정적 이미지와 대사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게임 리뷰에는 “소아성애자를 위한 게임이냐”는 이용자들의 항의가 줄을 잇고 있다.
‘아이들프린세스’는 국내 회사인 ‘아이앤브이게임즈’에서 제작해 지난달 17일 출시됐다. 15세 이상 이용가 등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식 홈페이지 소개란에는 ‘전체이용가’ 게임이라고 소개돼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12세 이용가다. 5일 기준으로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내려받았다.
게임을 소개한 첫 화면에는 ‘심쿵주의! 방치형 RPG 딸 한번 키워 보실래요? 이세계에서 초보 아빠와 딸의 좌충우돌 모험이 지금 시작됩니다’라는 선전 문구가 등장한다. ‘8세부터 18세까지 나이에 따라 변화하는 딸의 모습’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제작사 설명에 따르면 “아이들 프린세스는 ‘미소녀 방치형 정령 수집 RPG(Role Playing Game)’로 개성 넘치는 미소녀 정령들을 수집하고 성장시켜 자신만의 전투 덱을 완성하여 기사단을 설립, 유저 간의 협동과 경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짜임새 있게 구성된 모바일 게임”이다.
하지만 출시 후 들여다본 게임의 내용은 설명과 판이하다. 게임 속 설정상 초등학교 1학년 나이대의 아동인 캐릭터가 가슴이 훤히 보이도록 찢어진 옷을 입고 부끄러운 표정을 짓는다. 또 누군가 강제로 옷을 벗길 때 이를 방어하는 듯한 자세를 취한 일러스트가 등장한다. 게임 속 캐릭터들은 “이건 특별한 위로”라며 자신의 팔로 가슴을 모아 불룩해 보이도록 강조하거나, “내 팬티가 그렇게 보고 싶은 거야?”라고 묻기도 한다. 또 다른 장면에서는 “오빠 만지고 싶어? 잠깐이라면 괜찮아”라거나 “꺄아악, 그 그만…그런 짓은 안돼요” 같은 대사를 하는 아동 캐릭터가 등장한다.
‘아이들프린세스’는 지난 8월부터 사전예약 이벤트와 서울시 지하철 2호선 광고, 유튜브 광고 등을 통해 게임 출시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또 ‘프린세스’라는 이름과 육아라는 소재를 앞세워 이용자들에게 과거 1990년대생 사이에서 유명했던 ‘프린세스 메이커’(어린 딸을 교육해 공주, 화가, 장군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성년으로 성장시키는 게임) 게임과 비슷하다고 홍보했다.
게임을 다운받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게임인 줄 몰랐다’는 항의 섞인 리뷰가 빗발치고 있다. “욕하려고 게임 깔고 단 한 번도 안 열고 그냥 지웠다” “딸 키우기라는 콘셉트를 넘어서 소아성애자를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게임이다” “게임 속 아이들의 노출이 심해서 어디에다가 눈을 두어야 할지 모를 정도다” “변태 로리콤 양성게임이라면서요?” 등의 비판 의견이 줄줄이 달려 있다.
한 유저는 게임사의 설명과 게임 속 몇 장면을 캡처한 뒤 “저게 아빠가 바라보는 딸의 모습이랍시고 그린 건가요? 성인여성을 성적 물화 하는 것도 모자라 미성년자 여성까지 성적 물화 하나요? 왜 생각 없이 게임을 만드나요? 이게 돈이 될 거라고 생각했나요?”라는 분노에 찬 리뷰글을 남겨 놓기도 했다.
‘아이들프린세스’ 측은 한 이용자의 비판적인 리뷰에 “캐릭터는 이세계(다른 세상) 인물들로 나이가 설정돼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송다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