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간판 코미디 방송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투병을 개그 소재로 삼았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지난 3일 NBC의 SNL 방송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상황을 토대로 한 풍자와 개그가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발표하고 군 병원으로 이동해 입원 치료를 시작한 이후였다.
출연자 중 한 명인 콜린 조스트는 ‘위크앤드 업데이트’ 코너에서 “트럼프를 미워했던 사람들이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하는 게 너무나 기이했다”면서 “그들 중 많은 사람은 자신의 첫 번째 소원이 이뤄지자 죄책감을 느꼈나 보다”라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마이클 셰는 “나는 사실 그가 회복하는데 아주 긴 시간이 걸리길 바란다”고도 했다.
할리우드 스타인 알렉 볼드윈과 짐 캐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분해 대선 토론을 재현하는 코너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과 관련 “업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바이든 후보를 연기한 짐 캐리는 “나는 과학과 업보를 믿으니까 믿어도 좋다”면서 “이제 과학과 업보가 팀을 이뤄 바이러스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보낼 것을 상상해 보자”고 비꼬았다.
캐리는 “물론 그런 일을 바라는 건 아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어떨지를) 상상만 해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방송의 농담은 도가 지나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를 적극 비판해 온 워싱턴포스트조차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을 농담거리로 삼으면 사람들이 기분 나빠할 수 있다는 걸 알았음에도 신경 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