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회복 오래 걸렸으면” 개그?…미국 SNL 논란

입력 2020-10-05 18:1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 중인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 병원 밖으로 차를 타고 나와 지지자들 앞을 지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

미국의 간판 코미디 방송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투병을 개그 소재로 삼았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지난 3일 NBC의 SNL 방송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상황을 토대로 한 풍자와 개그가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발표하고 군 병원으로 이동해 입원 치료를 시작한 이후였다.

콜린 조스트 SNL 유튜브 캡처

출연자 중 한 명인 콜린 조스트는 ‘위크앤드 업데이트’ 코너에서 “트럼프를 미워했던 사람들이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하는 게 너무나 기이했다”면서 “그들 중 많은 사람은 자신의 첫 번째 소원이 이뤄지자 죄책감을 느꼈나 보다”라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마이클 셰는 “나는 사실 그가 회복하는데 아주 긴 시간이 걸리길 바란다”고도 했다.

할리우드 스타인 알렉 볼드윈과 짐 캐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분해 대선 토론을 재현하는 코너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과 관련 “업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를 연기한 알렉 볼드윈(왼쪽)과 짐 캐리 SNL 유튜브 캡처

바이든 후보를 연기한 짐 캐리는 “나는 과학과 업보를 믿으니까 믿어도 좋다”면서 “이제 과학과 업보가 팀을 이뤄 바이러스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보낼 것을 상상해 보자”고 비꼬았다.

캐리는 “물론 그런 일을 바라는 건 아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어떨지를) 상상만 해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방송의 농담은 도가 지나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를 적극 비판해 온 워싱턴포스트조차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을 농담거리로 삼으면 사람들이 기분 나빠할 수 있다는 걸 알았음에도 신경 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