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투약받는 덱사메타손은…“중증환자에게만 신중히”

입력 2020-10-05 18:10 수정 2020-10-05 18:1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 중인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 병원 밖으로 차를 타고 나와 지지자들 앞을 지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덱사메타손을 처방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건강 상태가 공식 발표 내용보다 나쁠 것이라는 우려가 속출하고 있다.

미 대통령 의료팀의 브라이언 가리발디 박사는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산소 포화도가 떨어져 처음으로 덱사메타손을 처방했다”며 “당분간 이 처방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덱사메타손은 염증 억제와 치료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스테로이드 제제로 값이 저렴하고 널리 사용되지만, 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해서는 중증환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처방이 뒤따른다.

앞서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이 약물이 코로나19 중환자의 사망률을 상당히 낮춘다는 내용의 시험 결과를 지난 6월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8월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가 덱사메타손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인정할만하다고 밝혔다. 다만 면역 저하라는 부작용이 있어 중증환자에게만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 국립보건원(NIH)도 가이드라인을 통해 산소 보충이 필요하지 않은 정도의 경증 환자에게는 덱사메타손 사용을 권고하지 않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덱시메타손은 경증 환자에게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료진의 발표와 달리 건강 상태가 더 나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로셸 왈렌스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감염병 전문 의사는 덱사메타손 처방과 관련해 “머리를 긁적이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료진이 공격적인 치료를 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조심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