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KBS의 이른바 ‘검·언 유착 오보’ 사건 수사를 본격화한다. 하지만 한동훈 검사장 수사와 독직폭행 혐의로 서울고검 감찰 대상인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에 대한 조사는 진척이 없는 상태다.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는 보석 청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태호)는 6일 KBS 오보 사태의 고발인 신분으로 이종배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 대표를 소환 조사한다. 이 대표는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보 생산 경위를 파악해 달라고 진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법세련은 지난 7월 녹취록에서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가 ‘공모한 정황을 확인했다’는 KBS 보도의 배후를 밝혀달라며 서울중앙지검의 모 간부와 여권 인사, KBS 기자 등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했다. 한 검사장도 KBS 기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며 오보 배후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전 기자를 기소한 뒤 2개월간 한 검사장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이후 한 검사장의 추가 소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유의미한 증거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사건을 변필건 형사1부장검사에게 재배당한 뒤 기록을 검토하고 재판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한 검사장이 조서 날인을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추가 소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독직폭행 혐의로 서울고검의 감찰을 받고 있는 정 차장검사는 2개월째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전 기자 측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보석 청구를 검토 중이다. 3차 공판이 예정된 6일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와 제보자 지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전 기자 측은 이 전 대표에게 편지 내용 등을 토대로 ‘협박을 받고 겁을 먹었다’고 느낀 구체적인 시점 등을 물을 것으로 전해졌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