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도 똑같다…당장 일본 뜨라” 짐 로저스의 날선 경고

입력 2020-10-06 00:05 수정 2020-10-06 00:05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지난 2월 9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알펜시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0 평창평화포럼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적인 투자 전문가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일본 청년들에게 당장 모국을 떠나라고 조언했다. 지난달 새롭게 부임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아베노믹스를 그대로 계승해 젊은이들의 사회경제적 어려움만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다.

5일 아사히신문 계열 온라인미디어 아에라닷(Aera dot.)에 따르면 로저스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일본을 좋아하기 때문에 일본인들에게 엄격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한시라도 빨리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며 전 정권을 되돌아본 뒤 “문제는 후계자인 스가 총리가 ‘아베노믹스’라는 잘못된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점이다. 일본에 이처럼 불행한 일은 없다”고 맹공했다. 아베노믹스는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아베 전 총리의 경제정책이다.

세계적 투자 전문가인 로저스 회장은 아베노믹스를 두고 “금융완화로 엔화 약세를 유도해 일본 주가를 끌어올렸다. 일본은행이 지폐를 찍어내고 그 돈으로 주식이나 국채를 마구 사들이면 주가가 오르는 게 당연하다”며 “반대로 일본 엔화의 가치는 하락해 언젠가 물가가 오르면 일본인들이 고통을 받게 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평가절하 정책으로 중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는 역사상 하나도 없다. 일부의 트레이더나 대기업에만 혜택이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교도통신 연합뉴스

로저스 회장은 또 “재정출동도 일본을 파괴하기 위한 정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나랏빚이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잘못된 경제정책이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런 이유로 “10대들은 빨리 일본을 뛰쳐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로저스 회장은 3년 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내가 지금 10세 일본인이라면 AK-47 자동소총을 사거나 나라를 떠나는 것을 택할 것”이라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인구감소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총을 사서 실제로 쏘라는 게 아니다. 급속히 인구가 감소 중인 일본에선 지금부터 사회문제가 심각해지므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총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고 했다. 올해 1억2600만명인 일본 총인구는 40년 뒤면 1억명 선이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21세기 후반이 됐을 때 중국은 더욱 발전하고, 문호를 개방할 북한은 우수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투자가 몰리고, 한국도 성장하는 반면 일본만 뒤처질 것으로 전망한 이유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지난 8월 28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총리직 사임을 밝히고 있다. AP 연합뉴스

로저스 회장은 마지막으로 “이래선 일본의 쇠퇴가 필연적이다. 100년 후에는 없어져 버릴지도 모른다”며 “결론은 하나다. 젊은이들이여, 일본 밖으로 뛰어나가라. 중국이든 한국이든 좋다. 그래야 인생이 풍족해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감정이 앞선 발언이지만 세계적 투자 귀재가 그만큼 일본의 상황을 위태롭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